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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素描, 8: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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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56회 작성일 18-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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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素描,  8


     바다안개에 먹구름, 하늘과 바다가 맞닿습니다. 수평선이 사라지고 온 누리는 잿빛 어둠에 휩싸입니다. 12주 만에 다시 찾은 바닷가는 나그네의 몸과 마음 모두 움츠러들게 합니다.


● 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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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sy Field Marsh, S.F. Jun./19/2018 08:59 PM


     도요새Marbled Marsh Godwit 서식지인 해수 소택지海水 沼澤地에 무리 지었던 아기 새들은 간곳없고, 노쇠한 갈매기 한 마리가 옮겨진 ‘몽당이 새’(졸문 바닷가 소묘 1-2-3) 밑에서 부슬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움츠러든 갈매기 모습이 뭍에 널브러져 뒹구는 고사목의 처절한 잔해와 합쳐지고, 이는 갈매기의 삶이 끝남을 암시暗示하는 듯싶어 애처롭습니다.


● 바다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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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pedo Wharf, S.F. Jun./19/2018 09:35 PM


     바다안개가 현수교 윗부분을 삼켜 다리만으로 허공을 가로지른 금문교와 낡아 부두의 역할을 잃고 강태공들의 낚시터로 전락轉落한 부두가 함께 어우러져 을씨년스럽습니다.

     갈매기 한 마리가 허공을 납니다. 나래 쳐 솟구쳐 오르고, 나래 접어 내려오길 계속합니다. 해님을 영접하려는 갈매기의 바램, 그 몸부림입니다.


● 나 목裸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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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Gate Bridge, S.F. Jun./19/2018 10:27 AM


     먹구름이 엷어져 하늘이 서서히 밝습니다. 해변에서 주차장으로 오르는 언덕길 숲에 맨살의 나무가 의연히 서있습니다.

     한여름의 짙푸름이 구름에 가려져 검불그스름한 몸통이 우중충 한가운데서 굳세게 뻗어 오름으로써 ‘살아있음’을 내보입니다.


● 황 량荒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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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 Beach, S.F. Jun./19/2018 02:42 PM


     희뿌연 하늘이 낙서로 범벅된 방파제와 그 뒤 인공의 구조물의 색감色感을 돋보입니다. 갈매기는 방파제 가까이로 옮겨 따신 햇살을 그리워하다가 낮잠에 잠깁니다.

     해변 거니는 사람도 끊긴, 텅 빈 모래톱은 거칠고 쓸쓸합니다.


● 덤 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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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 Beach, S.F. Jun./19/2018 02:49 PM


     아침부터 바다안개가 군림한 한낮의 방파제에 까마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해님을 맞이하지 못함을, 애꿎진 까마귀에게 덤터기 씌우고 싶은, 심술궂은 마음보가 셔터를 누르게 합니다.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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