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窓 너머 7: 2018-05-21
페이지 정보
본문
창窓 너머 7
봄의 전령傳令이, 앞이 탁 트인 버스 오른쪽 첫줄에 앉은 나그네에게 ‘이제 완연한 봄철’이라고 속사여줍니다. 지난 4월 2일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가 닷새 머물며, 짭짜래한 바닷바람과 산숲의 싱그러운 정취에 잠겼습니다. 찾을 때마다 늘 새롭습니다.
● 내리막길
───5 F'way North, C.A. Jan./07/2018 10:07 AM
Tejon Pass 못미처 마지막 내리막길에 들어서자 산등성이가 확 다가옵니다. 연초록빛의 눈부신 군림君臨입니다. 머지않아 따가운 햇볕에 누렇게 타들어버릴 들녘이기에, 이 한때의 생동감은 온몸을 전율케 합니다.
● 초 원草原
───152 H'way West, C.A. Apr./02/2018 2:16 PM
───152 H'way West, C.A. Apr./02/2018 2:20 PM
───152 H'way West, C.A. Apr./02/2018 2:32 PM
따사로운 햇살 머금은 드넓은 초원은 한 점의 티도 없는 자연 본래 모습입니다.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굽어진 등성이, 가파른 산비탈, 바람결 춤추는 들녘은 하늘에 가없는 푸르름을 내립니다.
● 나눔과 반영反影
───152 H'way West, C.A. Apr./02/2018 2:27 PM
기지개를 켜는 나무들과 허리가 굽어져 몸통을 가누지 못하는 늙은 나무 한그루가 버스 오른쪽 강철 모서리로 둘로 나뉩니다. 반영된 반대편의 길섶이 탑승구 창문에 난해한 추상화처럼 나타납니다.
● 여 명黎明
───101 F'way South, C.A. Apr./06/2018 7:24 AM
돌아오는 길. 여명의 퍼르무레한 하늘을 헤치고 버스는 내닫습니다. 운전석 계기판의 빠알간 색깔이 어둠을 밝힙니다. 2~3차선의 불그스레한 자동차 불빛이 반영反影되어 졸자의 등허리에 꽂힙니다.
● 부 슬 비
───101 F'way South, C.A. Apr./06/2018 9:08 AM
부슬비가 내려 대지를 촉촉이 적십니다. 어린 과수나무에게 쭉쭉 뻗어 오르라고 힘을 돋웁니다. 메마른 마음에 느긋하고 넉넉함을 안깁니다. 거무튀튀한 아스팔트길에 매끄러움을 입혀 거울처럼 푯말 그림자를 만듭니다.
● 안개 숲
───152 H'way East, C.A. Apr./06/2018 9:21 AM
굵고 거세진 비는 자욱한 안개를 불러들입니다. 구름안개가 피워 오르며 산등성이 나무들이 꼬마 요정妖精으로 둔갑되고, 하늘과 구름과 들녘은 그때그때 이는 바람결에 요정의 놀이터가 됩니다.
● 찰나의 동결凍結
───152 H'way East, C.A. Apr./06/2018 12:52 PM
프레임frame 안에 또 하나의 프레임이 함께합니다. 작은 프레임에는 가고 오는 엇갈린 움직임을 품습니다. 이 찰나의 순간은 곧바로 사라지고, 사라짐은 과거와 현재를 동결시킵니다. (2018/05/21)
- 이전글무산스님: 2018-05-30 18.05.30
- 다음글山숲 35: 2018-05-07 18.05.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