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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36: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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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49회 작성일 18-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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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36, 한여름盛夏


Marshall Canyon : 한여름 6월 초순의 산숲은 고즈넉합니다. 산자락을 휘감아 내린 산들바람이 고요하고 아늑함을 내립니다. 따가운 햇살이 내리꽂혀 달군 아스팔트길의 뜨거움은 울울창창한 숲속에서는 신기루일 뿐입니다.


● 늦 둥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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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shall Canyon Trail, CA. Jun./02/2018 09:5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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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shall Canyon Trail, CA. Jun./02/2018 10:57 AM 


     산이 기지개를 켜 숲의 요정妖精을 일깨웁니다. 산의 정령精靈인 요정은 늦둥이 들풀에게도 싱싱하고 힘찬 기운을 불어넣어줍니다. 내년에는 늦지 말고 봄에 새순을 띄워 무럭무럭 자라라고.


Clarendon Height : 해님이 달님을 몰아내 낮이 밤보다 가장 긴 하지夏至(지난달 21일) 즈음은 산숲은 바야흐로 ‘신록’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태평양 파도, 고국의 내음을 맨 먼저 온몸으로 전해주는 샌프란시스코 해변과 산숲을 열흘 동안 헤맸습니다.


● 산 안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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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rendon Height, S.F. Jun./18/2018 08:32 AM


     바다 안개가 한밤중에 몰려와 연기가 깔리듯 숲을 점령합니다. 바람결 따라 간혹 가는 빗줄기로 안개비도 내리곤 합니다. 검고 회색으로 부옇게 물들은 산숲은 불현듯 세월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소설가 김승옥(金承鈺, 1941/12/23~) 의『무진기행霧津紀行』 한 구절을 일깨웁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 Bird of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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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rendon Height, S.F. Jun./19/2018 06:11 PM


     키다리 새 한 마리가 회색빛 하늘로 치솟아 오릅니다. Bird of Paradise 꽃은 3개의 밝은 주황색 꽃잎과 3개의 푸른 꽃잎으로 꽃봉오리를 이룹니다. 꽃은 기대와 흥분 그리고 즐거움과 낙원을 의미하고, 학명은 Strelitzia reginae이라고 합니다.


● 나이테年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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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rendon Height, S.F. Jun./22/2018 01:01 PM


     고목 한그루가 팔을 벌려 삶의 나이테年輪를 펼칩니다. 여태껏 살아온 세월의 흔적이 울퉁불퉁 불거졌고, 그 위에 살포시 솟아오른 연초록 새 잎이 싱그럽기 그지없습니다. 삶은 더 이를 데 없이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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