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소묘素描, 7: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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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소묘素描, 7
바다가 달려옵니다. 파도가 굉음을 내지르며거세게 밀려와 산산이 부셔집니다. 태곳적부터 이어온, 생동生動입니다. 해변 곳곳마다 핀 야생화가 발볌발볌 다가와 봄철이 왔음을 알립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넉 달 만에 다시 찾은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바다는 옛 시조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한데……’를 일깨웁니다.
● 갈매기
──-Stinson Beach, S.F. Apr./03/2018 12:06 PM
안개? 가 하늘을 뒤덮습니다. 안개가 아니라 구름인 듯도 싶은데 희뿌연 하늘은 우중충 내려앉습니다. 사람이 낯설지 않아서인지 갈매기는 사람을 피하지 않습니다. 한적한 해변의 갈매기, 이들도 해님을 기다리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註 : Stinson 해변은 금문교 건너 태평양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이어지는 ①번 도로를 끼고 있는, Mt. Tamalpais 산숲이 우러러보이는 한적閑寂한 마을에 자리합니다.
● 파 래
──-S.F. Bay Yacht Rd. S.F. Apr./04/2018 10:22 AM
물새가 머문 흔적도 없고 바람마저 숨죽인 모래톱은 곱디곱습니다. 감히 범접하지 못하게 합니다. 바위 위에 파래가 민낯을 내밉니다. 찌푸린 하늘, 해님이 따사로움을 내려주지 않아도 연초록 빛 생명은 싱그럽습니다.
● 춘 몽春夢
──-Battery E. Tail. S.F. Apr./04/2018 11:54 AM
들꽃 한 무더기가 모여 올망졸망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하늬바람이 들꽃에 봄맞이 찬양가를 부르라고 잎새를 살랑살랑 흔들어 명령내립니다. 파란하늘과 뭉게구름도 부추깁니다. …… 나그네가 봄 바다에 취해 잠시 꿈속을 헤맸습니다.
● 눈 물
──-Point Lobos Avel. S.F. Apr./04/2018 01:28 AM
용암鎔巖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화산 폭발로 분출된 마그마magma가 용암으로 굳어졌을 때의 아픔을, 지금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며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 사이사이에 들꽃이 새싹을 움터 올립니다. 이 또한 생명의 탄생, 축복입니다.
● 연둣빛
──-Point Lobos Avel. S.F. Apr./04/2018 02:38 AM
구름이 해님을 감싸 안아 하늘과 바다는 본래의 색깔, 쪽빛이 바래집니다. 밀려오는 파도도 힘을 잃어 스멀스멀 흩어집니다. 깎아지른 절벽 틈새서 새 순筍이 솟습니다. 연둣빛이 검붉음을 제칩니다.
● 기다림
──-Point Lobos Avel. S.F. Apr./04/2018 02:42 AM
작은 꽃잎을 지닌 수수한 들꽃이 무더기로 꽃피웁니다. 언덕 위에서 낮게 웅크려 거센 바람에 순응합니다. 연약한 모습이 애달 습니다. 벌과 나비가 찾아오는 ‘쨍하고 해 뜰 날’을 기다립니다.
蛇 足 : 졸문에서 선택한 사진 다섯 장이 들꽃을 다루고 있습니다.
야생화는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한 분야이지만, 흔히들 접사close shot 형식으로 담습니다. 더욱이, Cell phone의 카메라 기능이 향상되고, 여기에 converter를 부착하면 접사용 렌즈macro lens의 기능으로도 손쉽게 사용됩니다.
야생화의 꽃피움은 종족보전의 본능입니다. 벌과 나비를 유혹하려는 야생화의 본능이 화려한 색깔과 요염한 자태로 진화進化되었고, 이에 많은 사진가들이 야생화를 주제로 다뤄왔습니다. 야생화 담기에 DSLR, Mirrorless, Point & short, Cell-phone 등 무엇을 사용하든 추구하는 목적은 하나입니다.
이미 발표된 수많은 사진과 다르고, 이름과 학명學名까지 명명되어 식물도감植物圖鑑에 게재된 사진을 뛰어넘는, 담아낸 이의 감정과 의도가 배어나오는, 작품으로서의 야생화 사진을 얻으려는 노력이나 이는 무척 어렵습니다.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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