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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28, 가 을: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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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08회 작성일 17-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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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28, 가 을


     지난주에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지났고, 겨울철로 접어드는 입동立冬이 다음 주로 성큼 다가옵니다. 하지만, 해마다 봄과 가을 절기節氣가 짧아지는 추세인지, 늦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립니다.

     지난달 30일과 이 달 17일, 우거 뒷산에서 맞이한 가을 정취를 담습니다.


● 낙엽의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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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hall Miller Trail, CA. Sep./30/2017 07:43 AM


     늘 다니던 Claremont Hills 공원 산길에서 로스앤젤레스 시 경계境界로 넘어들어, 양쪽으로 가파른 기슭을 둔 오솔길로 들어섭니다.

     아침 햇살 한 줄기가 울울창창한 숲속에 널리 펴집니다. 푸르렀던 들풀이 불그스레한 낙엽이 되어 바람결 따라 휘둘립니다. 햇살을 받아 광합성을 이룬 제몫을 끝내고, 이제 흙으로 돌아갈 채비이기에 어느덧 가을임을 알려줍니다.


● 아 쉬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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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hall Miller Trail, CA. Sep./30/2017 09:26 AM


     햇살이 산숲에 엇비스듬히 내려, 갑옷처럼 딱딱해진 고목의 몸통을 휘감아 오르는 넝쿨 잎새를 들추어냅니다.

     짙은 분홍색이 물들은 잎새가 수줍어, 자신의 그림자를 기다랗게 거느립니다. 아직 푸르름을 잃지 않은 같은 줄기의 동기同期에게, 이승에서 마지막 여정이기에 아쉬움을 남깁니다.


● 잔 영殘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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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Oct./07/2017 07:39 AM


     새파란 하늘과 싯누런 황토 그리고 황갈색의 잡풀 덩굴이 기지개를 폅니다. 해님이 지평선 저 너머로부터 한껏 올라와 어둠을 몰아낸 덕분입니다. 해님이 뜨면 달님이 스러지고, 해님이 떨어지면 달님이 뜹니다.

     칠흑의 어둠에 은은한 빛을 내려준 달님은, 이제 희미한 한 점 점으로 서서히 서쪽으로 스러집니다. 해넘이의 황홀과 달리, 달넘이는 적막寂寞을 안깁니다.


나무 서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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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hall Miller Trail, CA. Oct./07/2017 08:30 AM

      

      내려온 길과 이웃한 소방도로 길섶에 한 쌍의 나무 서낭이, 산숲을 헤치고 내려온 아침녘 햇살 아래 서 있습니다.

     한그루 나무 삶의 이력이 고스란히 담긴 나이테를 엇비슷 쌓고, 맨 위는 단면을 내보이도록 세웠습니다. 고사목을 치우다가 운치 있게 쌓아놓은 듯싶은데, 돌맹이 대신 나무를 택한 ‘서낭’으로 받아드리고 싶습니다.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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