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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시] 잘 사는것이...: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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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 만 우
댓글 0건 조회 233회 작성일 1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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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것이...

                                                                이만우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잘 살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잘 죽고 싶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열매가 매일매일 하나씩

차가운 바닦으로 뚝뚝 떨어짐니다

옹골지게 여물었는지 알지 못함니다

싹 트고 자라고 꽃피고 열매맺고 떨어저

앙상한 가지만 남김니다


높은 가지 끝에 달랑 매달린 감 한 알에

아직 가을이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살아 있음에 오직 감사합니다


누렇게 바랜 마지막 잎이 몸부림침니다

한털 생명의 끝임을 말함니다

아직 기다리는 이

아직 다하지 못한 사연

애들은 풋나기고

처리 못한 고지서도 아직 몇 남았는데

겨울이 모질게 가을을 몰아냄니다


제야의 종소리가 서서이  다가 옴니다

이제는 일어나 훌훌 털고 그 소리를 따라 나서야 합니다

이것이 잘 사는 길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고별을 말하는 그 종소리가 커질수록

새 세상  새 날이 오고 있음이라 믿고 싶습니다

다시 싹틈   다시 자람   다시 꽃피움  다시 열매를

먼 발치에서라도 보고 싶습니다

이 또한 잘 사는 길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잘 죽는 것이 잘 사는것 입니다

오늘 하루  잘 죽었는지를 물어봄니다

잘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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