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소묘素描, 5: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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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소묘素描, 5
● 都心의 황혼, 2
───Corner at 30th & Juda S.F. Jul./08/2017 07:26 PM
저녁녘 Ocean 해변의 지는 해님[落照]이 17 블록 떨어진 시가지 가로수에 내려와 붉은빛을 내뿜습니다. 잿빛 하늘에 금빛의 광휘光輝가 어둠을 제치고 찬란한 눈부심을 안깁니다.
바다안개가 저녁녘 해변을 군림 할런지 아니면 햇살에 풀어져 사라질는지는 오직 바닷바람에 맡겨집니다. 세 시간 남짓 모래톱 거닐고 되돌아온 나그네에게, 해변 아닌 철근 콘크리트 빌딩 너머로 보여준 해넘이의 황홀경입니다.
고목古木의 나뭇가지에 ‘지금 여기’에 있음[存在]을 확연히 드러내 보입니다. 태어난 산숲이 아닌 도심의 한복판에서, 물질문명이 더럽힌 매연煤煙을 정화淨化해 왔습니다. 척박한 곳에서 묵묵히 살아온 나무를 해님이 어여삐 여겨 역광back light을 비춰주어 홀로 선 가로수를 돋보입니다.
● 처절한 앓음
───Baker Beach S.F. Jul./10/2017 05:39 PM
바닷바람을 막는 ‘바닷가의 숲’이, 방품림防風林이 앓고 있습니다. 사시사철 늘 푸르던 잎새의 절반은 짙은 주황색으로 불타고, 맨살의 몸통은 두꺼운 껍질을 잃었고, 뿌리는 덮였던 모래흙을 잃어 뭍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햇살을 받아들였던 잎새는 타들어가고, 뿌리와 잎새를 이어주던 몸통은 메말라 반들반들 윤을 내고, 지령地靈을 길어 올리던 뿌리는 탈진해 얼기설기 엉킨 민낯을 적나라하게 내보입니다. 고목의 병들어 아픔은 숲 전체로 옮겨집니다.
갈매기의 삶의 터전은 하늘, 바다 그리고 모래톱입니다. 이 모래톱을 늘어난 바닷물이 깎아내립니다. 사람들의 무분별한 자연파괴가 지구별 온난화를 불러, 남-북극의 빙하를 녹인 탓입니다.
홀연히, 황당하게도, 목숨붙이는 반드시 죽고 만난 자는 반드시 헤어진다는, 존재의 무상無常과 모든 것의 무상함을 이르는 생자필멸, 회자정리生者必滅, 會者定離 불교의 문구文句를 떠올립니다.
● 웅 비雄飛
───Baker Beach S.F. Jul./11/2017 07:10 PM
샌프란시스코에 열흘 머물며 맑게 갠 파란 하늘을 해변에서 처음으로 우러러봅니다. 시원 짭짜름한 바닷바람이 가슴을 헤집습니다. 온몸이 날아갈 듯 상쾌爽快에 젖습니다.
저녁녘 바닷가는 갈매기의 천국입니다. 아기 새들의 올망졸망 노님은 평화이고, 어미 새의 하늘 높이 날아오름은 내일로의 웅비입니다. 나그네에게도 한때는 그랬었다는 옛날을 일깨워줍니다.
갈매기에 사람을 대입代入하면, 아기 새는 청소년이고 어미 새는 장년이 됩니다. 노년의 갈매기는? 이 황당무계한 생각은, 나이들 수록 세월여류歲月如流를 받아드림에 연유緣由합니다.
소년기를 보낸 인천 학익동은 송도 바닷가와 주안 염전이 가까워 선친과 형님 손에 이끌려 찾았고, 커서는 영종-덕적-백령도 등 서해안의 섬들을 헤맸습니다. 일렁이는 파도 앞에서 ‘하늘 높이 날아오르겠다!’고 한 치기어린 다짐은, 이제 물거품 되어 늘그막의 추억거리로 남겨졌습니다.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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