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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너머: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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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25회 작성일 17-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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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


     아침 7시 40분에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BOLT 버스는 F' way 101을 달려, San Jose에서 승객을 태우고, H' way 152에 올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질러 F' way 5에 오릅니다. 정오에 휴게소 도착, 30분을 쉬고 남쪽으로 계속 내달립니다.

     지난해 가뭄에 타들었던 누리에 새싹이 움틉니다. 절기로는 겨울철에 봄을 재촉하는 땅의 정령精靈이 솟구칩니다. 로스앤젤레스 Union 역까지 7시간 남짓의 여정旅程은 차창 너머 펼쳐진 1월의 들판이 들려주는 이야깁니다.


● 유유자적悠悠自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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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 way 152 East, CA. Jan,/04/2017 10:03 AM


     고개를 꺾어 올려 쳐다본, 얕지 않은 등성에 소들이 멀찍멀찍 떨러져 풀을 뜯습니다. 유유자적은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평화롭습니다. 남의 것 하나를 빼앗아 내 것 아흔아홉을 백으로 채우려는, 사람의 탐욕貪慾을 꾸짖습니다.


● 찰나의 엇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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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 way 5 South, CA. Jan,/04/2017 10:54 AM


     들풀이 새록새록 돋은 중앙분리대 양편으로, 내려가는 트럭과 올라가는 승용차가 찰나에 엇갈립니다. 오던 곳으로 되 내려감은 과거로 묻힘이고, 앞으로 나감은 미래를 향한 내딛음입니다. 사진에 담기는 순간, 과거로 동결凍結됩니다.


구름의 배려配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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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 way 5 South, CA. Jan,/04/2017 11:26 AM


     하늘이 어두워지고, 구름이 뭍으로 내려옵니다. 뭉쳐진 구름층이 길게 늘어서서 과수원과 농원에 어둠이 내림을 가로 막는 듯싶습니다. 하늘과 바다를 한 몸으로 묶어주는 바다안개를 떠오르게도 합니다.


● 멈춘 시추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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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 way 5 South, CA. Jan,/04/2017 01:44 PM


     F' way 99와 합쳐지기 전, 오른편에 석유 시추공이 띄엄띄엄 나타납니다. 멈춰선 시추공과 달리 산등성이를 넘는 파이프 행렬이 눈길을 끕니다. 송유관인지 농업용 수관인지? 창가의 젊은이도 궁금한 듯, 얼굴을 내밉니다.


● 깔닥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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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 way 5 South, CA. Jan,/04/2017 01:53 PM

     

     Tejon Pass(해발 4,160 ft)를 넘는 깔닥고개에서는 차들도 숨가빠합니다. 버스 창문, 산등성이가 이룬 사선斜線, 흐린 하늘의 구름이 옛 추억을 일깨웁니다. 오래 전, 승용차로 오르내릴 때마다 ‘왜 굴을 뚫지 않느냐’고 아쉬워했습니다. (201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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