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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너머 2: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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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30회 작성일 17-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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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  2


     고국 나들이, 하늘 길은 언제나 마음 설레게 합니다. 개성서 태어난 다섯 살 꼬맹이는 1-4 후퇴 때 피난 내려와, 대구-부산-인천을 거쳐 서울서 서른 두 해를 넘기고, 역마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산 설고 물 낮선 타향에서 40 여년을 보냅니다. 

     초노初老에 접어들고서부터 여태껏 버텨준 몸의 쇠락衰落을 맞습니다. 어금니 두 개를 의치義齒로 바꾸려 두 번에 걸쳐 고국을 찾습니다. 여객기 창문 너머로 펼쳐진 광대무변의 하늘은 나그네에게 살아온 나날의 편린片鱗을 들추어줍니다.


● 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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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Pacific Ocean, Mar,/19/2017 07:10 AM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한 여객기는 오후 5시, 태평양 연안을 따라 북쪽으로 기수를 향합니다. 불그스름히 비추는 해넘이에 빗방울이 흩날립니다. 하나 뿐인 유년기의 기억, 마당에 길게 놓여있던 개성식 디귿자 평상平床을 떠올립니다.


● 구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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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Pacific Ocean, Mar,/20/2017 12:27 AM


     하늘 길은 온통 남색의 푸르름입니다. 구름바다[雲海]의 위용이 고도 32,000 피트 하늘에 펼쳐집니다. 운해는 성스럽습니다. 사람들이 저지른, 자연을 훼손시킨 뭍의 온갖 흔적을 덮습니다. ‘사진가의 눈[Photo Eye]’을 그리던 청소년기의 꿈을 일깨웁니다.


● 어둠 헤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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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llow Sea Korea, Mar,/20/2017 04:31 AM


     여정이 막바지에 들어섭니다. 저문 해님이 지구별 반대쪽으로 옮겨가고 달님도 수줍음 타서 잠든 하늘에, 여객기 꼬리날개 불빛만이 어둠을 뚫습니다. 아스라이 내려다보이는 뭍의 흐릿한 빛은 총명함을 잃은 노안老眼임을 깨우칩니다.


● 뼛속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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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heon Airport Korea, Mar,/20/2017 04:51 AM


     여객기가 활주로에 내리기 직전에 유도등의 불빛이 부셔져 흩어집니다. 굉음을 토하는 엔진이 한밤중의 적요를 깨트립니다. 바퀴가 닿는 순간 전율이 뼛속 깊이 퍼집니다. 고국 땅에서 첫 내디딤입니다. (2017/04/24)


註 : 여객기 Boeing 777-300 ER 기종은 곳곳에서 맞바람이 아닌 뒤바람을 받고 와, 예정 운항시간 13시간 30분보다 60 여 분을 단축했습니다. 사진을 담은 시간은 앞의 두 장은 로스앤젤레스, 뒤의 사진은 서울 시간으로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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