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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너머 3: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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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20회 작성일 17-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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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  3


     서울역에서 오전 9시에 떠나, 대전과 동대구 두 곳만 멈추고 부산역에 11시 15분에 도착하는 KTX 117 열차에 오릅니다. 전광판에 표시된 플랫폼을 찾아가, 지정된 객차와 좌석에 앉습니다. 예매한 승차권을 지녔을 뿐, 부산역 청사를 나올 때까지 승무원은 한 번도 점검하지 않습니다.

     꼬맹이 시절 선친 손을 부여잡고, 경인선을 탔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역 창구서 줄 서서 기차표를 사고, 개찰구에서 역무원이 표에 구멍을 뚫어줘야 기차에 오를 수 있습니다. 도중에 검표원에게도 보여주고, 도착역에서 나올 때는 아예 빼앗깁니다.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에 출발-도착역이 인쇄된, 딱딱한 종이로 만든 옛날의 기차표 생각이 향수鄕愁를 불러일으킵니다.


● 방음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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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oul, Apr./07/2017 09:21:21 AM


     용산역을 지나자 아파트 단지가 이어지고, 기찻길과 아파트 단지 가운데로 방음벽과 어린 나무들도 나란히 달립니다. 나무가 크면 방음벽 역할을 기대하는 듯싶지만, 기차가 내뿜는 매연煤煙을 무릅쓸는지요? 나무들이 가엾습니다.


● 소 멸消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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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oul, Apr./07/2017 09:21:42 AM


     내달리는 열차가 한강 철교를 건넙니다. 하늘은 온통 희뿌옇습니다. 가득 찬 미세먼지가 강 건너 빌딩 숲을 에워쌉니다. 빌딩이 있던 공간을 존재하지 않는 없음으로 소멸시킵니다. 연초록색의 교각橋脚만이 시선을 가로챕니다.


● 가   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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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an city, Apr./07/2017 01:20 PM


     부산 태종대를 한 바퀴 도는 ‘다누비 열차’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나무숲의 메마름입니다. 푸른색으로 코팅된 유리창을 통과한 해살이 나뭇가지에 늦봄의 푸르름을 조금 더 얹혀줍니다. 렌즈가 만든 색감色感이 좋습니다.


● 사장교斜張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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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an, Apr./07/2017 02:21 PM


     태종대에서 해운대로 가는 길, 흰 구름을 거느린 파란 하늘이 나그네를 반깁니다. 부산항 대교를 건너는 택시 앞좌석에서 올려다보며[仰角] 담습니다. 다이아몬드 형의 주탑主塔이 거느린 케이블과 양팔을 벌린 듯싶은 가로등이 이채롭습니다.


● 바람결 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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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an city, Apr./07/2017 06:21 PM


     해운대 앞의 한 호텔, 하룻밤 묵은 15층에서 바라본 해넘이 광경입니다. 바다로 향하는 방향은 맞는데, 고층 건물과 더 높이 올라가는 공사장이 시야視野를 막습니다. “값싼 비지떡……” 중얼거리다, 바람결에 휩싸인 해님을 담습니다.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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