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市場: 20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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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市場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부산시의 대표적인 명소로 일컬어지는 자갈치 시장을 찾습니다. 돌아가는 기차 시간에 맞춰 수박 겉핥기 하듯 돕니다.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든, 그곳의 시장市場은 보통사람의 삶을 보여주는 축소판이기도 합니다.
옥상에 ‘하늘공원’이 들어선 유리건물의 수산시장을 애써 외면하고, 조금이라도 예전의 흔적을 지니고 있을 성 싶은, 예전부터 있어온 골목길로 들어섭니다. 좁다란 통로 양쪽으로 앞에 좌대를 갖춘 점포가 이어집니다.
● 조개, 멍게, 갈치…….
───Busan city, Apr./08/2017 09:23 AM
엄청 큰 조개가 접시에 차곡차곡 얹혀 있고, 선홍빛 멍게는 수북이 쌓여 작은 동산을 이루고, 갈치가 은銀빛의 영롱을 내쏟습니다. 바다가 주는 일용할 먹을거립니다. 비릿한 생선 내음 속에 파도가 내뿜는 싱그러움이 함께 있습니다.
● 삶의 현장
───Busan city, Apr./08/2017 09:24 AM
내장을 드러낸 생물과 코가 꿰여 말려지는 건어물을 파는 아낙이 방금 받은 마수걸이 셈을 확인합니다. 대장간에서 갓 나온, 시퍼렇게 날이 선 식칼을 파는 좌대가 있고 한 노인이 무슨 생각에 잠겨 서있습니다. ‘金이빨 삽니다.’ 광고도 이채롭습니다.
● 생존과 주검
───Busan city, Apr./08/2017 09:53 AM
드넓은 바다서 태어나 바다서 살던 생선은 사람의 먹을거리로 잡혀 뭍에 올라옵니다. 목숨이 붙어있고 없음에 따라, 물탱크에서 한정된 삶과 불가마에서 구워진 주검으로 나뉩니다. 무릇 모든 목숨붙이도 같겠습니다.
● 잔인한 술수
───Busan city, Apr./08/2017 09:59 AM
작은 접시에 오징어가 포개져 있고, 큰 사각형의 들것에 아가미를 도려낸 방어 두 마리가 얼음덩이 위에 눕혀있습니다. 부패를 늦추려 바람이 드나들도록 구멍을 뚫은, 잔인한 술수術數가 무섭습니다. 발길도 마음도 쉽게 떨쳐지지 않습니다.
● 문 어
───Busan city, Apr./08/2017 10:03 AM
말리지 않은 생물의 문어를 가까이서 처음 봅니다. 말려져 딱딱한 작은 조각을 입에 넣고 씹으면 짭짜름한 맛이 펴집니다. 바다 내음이 엷어지면서 달착지근한 맛이 배어나옵니다. 꼬맹이 때, 잘게 잘린 문어의 팔이었음을 모르고 씹음을 즐겼습니다.
● 은 갈 치
───Busan city, Apr./08/2017 10:08 AM
은빛의 눈부심이 살아있는 은갈치, 머리부터 꼬리까지 매끄러움과 찬란함으로 가득 찹니다. 제주도 앞바다에서 잡아, 같은 날 이곳서 판매된다는 귀한 생선. 나그네 막눈으로는 위의 ‘먹갈치’와 같습니다. 왼쪽의 6마리 한 무더기 값이 5만원.
● 가 오 리
───Busan city, Apr./08/2017 10:16 AM
코가 꿰이고 내장을 빼앗긴 가오리들이 내려쬐는 햇살을 지붕 위에서 곧바로 받습니다. 온몸의 물기가 빠지길 기다림, 주검이 되고서도 겪는 아픔입니다. 아낙이 휴대폰으로 주문받는 모습이, 고국의 인터넷 속도가 세계 1위임을 확인시킵니다.
● 앙증/아픔?
───Busan city, Apr./08/2017 10:22 AM
이름 모를 작은 생선이 벙긋벙긋 입 벌리고 둥그렇게 누워 있습니다. 오순도손 모습이 앙증스러워 담습니다. 파인더에서 본 ‘앙증’이 모니터에 옮겨져서는 ‘아픔’으로 바꿔져 전달됩니다. 머리와 꽁지가 위로, 굽어졌음이 고통을 겪었다고 증언합니다. (20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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