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오일장五日場 2: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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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오일장五日場 2
지난해 5월 처음 다녀온 유성 오일장을 다시 찾습니다. 8일 오송에 내려 세종시에서 하룻밤을 묵고, 9일 일요일에 서는 오일장에서 봄 내음을 맡습니다.
● 참나무 표고버섯
───유성 오일장, Apr./09/2016 08:56 AM
“달고 향이 끝내줘요.” ─ 표고버섯이 군침을 돌게 합니다. 산지서 직접 재배했다고 써놓은, 투박한 글씨가 거짓이 없다는 믿음을 줍니다. 크고 싱싱한 자연산 버섯이 먹음직스럽습니다.
● 과실수果實樹
───유성 오일장, Apr./09/2016 08:59 AM
매실, 복분자, 구지뽕, 뽕오리, 왕살구 등 어린 과실수가 자신을 데려다 키워줄 주인을 기다립니다.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는 기름진 땅에서, 꽃피우고 열매 맺는 풍요豊饒를 꿈꿉니다. 자라온 흙뭉치가 마르기 전에 주인을 만나길 빕니다.
● 개구리참외
───유성 오일장, Apr./09/2016 09:04 AM
진초록 색깔의 개구리참외가 나그네를 반겨 값도 묻지 않고 삽니다. 세종시에 돌아오자마자 잘린 참외 속살은 주황색깔이 아니고 달착지근한 향기도 없습니다. 짝퉁 개구리참외는, 50 여 년의 입맛을 되새김질 하려던 기대를 일순간에 무너트립니다.
● 뻔 데 기
───유성 오일장, Apr./09/2016 09:13 AM
수북이 쌓여 있는 뻔(번)데기가 발걸음을 잡습니다. 소쿠리 뒤의 ‘3000냥’ 값 표시가 꼬맹이 때 즐기던 추억을 부릅니다. ‘알이 99% 간장게장’도 해학과 재치 있는 표현이 저절로 웃음을 머금게 합니다.
● 시커먼 연근
───유성 오일장, Apr./09/2016 09:16 AM
씻지 않아 시커멓고, 자르지 않은 기다란 연근이 오가는 손님을 불러 세웁니다. 연근은 연蓮꽃의 뿌리이고, 연은 연못에서 자랍니다. 진흙이 남아있음은 수입 중국산이 아니고, 국내에서 재배되었다는 증표가 되나봅니다.
● 토종마늘
───유성 오일장, Apr./09/2016 09:23 AM
줄기째 묶인 마늘이 무더기로 쌓여 통로까지 널려있습니다. 트럭에서 방금 내린 듯싶습니다. 묶음 띠에 재배한 곳이 적혀있어 토종 마늘인가 봅니다. 꼬맹이 때의 기억으로는 토종마늘은 쪽이 여섯 개이고, 굵기도 좀 더 컸던 듯싶습니다.
● ‘봄이 왔어요!’
───유성 오일장, Apr./09/2016 09:36 AM
숲의 님프인 프리지아는 미소년 나르시소스가 샘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자, 그를 따라 죽습니다. 하늘의 신 제우스가 그녀의 순종에 감동해 그녀를 꽃으로 태어나게 했습니다. 그 꽃이 후리지아입니다. 꽃말은 천진난만, 순진, 순결 등입니다.
위는 위키백과에서 요약한, (프)리지아freesia 꽃의 전설과 꽃말입니다. 봄의 꽃 후리지아를 말린 표고버섯과 함께 팔려는 상인의 재치가 돋보입니다.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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