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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23: 2017-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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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34회 작성일 17-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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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23,  초여름


     6월도 보름이 지나, 다음 주에 낮이 가장 긴 하지를 맞습니다. 이제 완연한 여름이 시작입니다. 바야흐로 연둣빛 신록이 우거집니다.

     산이 시시사철 푸름은 숲이 살아있음이지만, 그 으뜸은 소나무와 잣나무에 연유합니다. 겨울 찬바람[歲朔寒朔]을 견뎌 봄과 여름을 풍성하게 한 덕분입니다.


● 산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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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camonga Peak, CA. June/11/2017 12:50 PM


     때 늦은 겨울철 매서운 찬바람이 북쪽에서 몰려옵니다. 웬 심술인지, 산안개를 이끌고 몰려와 푸른 하늘을 잿빛으로 바꿉니다.

     Cucamonga Peak Saddle에 군림한 잣나무, 벌린 팔마디마다 갓 태어난 잣송이를 품습니다. 지금 ‘여기 살아있음’의 증거이자, 종족보존을 위한 본능입니다.

     산안개가 하늘로 오르며 잣송이를 보듬어주어 빨갛게 물들입니다.


● 구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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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camonga Peak, CA. June/11/2017 01:32 PM


     산자락 저 너머로 구름이 솟아오릅니다. 오르며 뭍 위의 온갖 티끌을 말끔히 씻어냅니다. 구름바다가 선계仙界를 펼칩니다.

     주어진 삶을 끝낸 고사목枯死木 한그루가 여태껏 올곧게 서있습니다. 바람에 흩어지는 산안개가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알몸을 감싸줍니다.

     푸른 하늘과 운해雲海 그리고 숲의 앙상블ensemble입니다.


● 숲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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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House Canyon, CA. June/11/2017 02:50 PM


     곧게 뻗어 오른 소나무의 위엄威嚴이 당당합니다. 자신을 위해 뉘에게 해코지 아니 하였고, 주어진 삶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충실했기에 떳떳합니다.

     하이얀 뭉게구름이 창공을 온통 뒤덮습니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사람에게,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마음을 몸소 보여줍니다.

      산숲이, 자연이 품안을 찾은 사람에 주는 교훈입니다. (2017/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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