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숲 20: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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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20, MT. Tamalpais ②
● 잔 해殘骸
─── MT. Tamalpais, CA. Jan,/01/2017 08: 43AM
맑았던 하늘이 뿌옇게 흐려지고, 평탄한 길은 비탈로 이어집니다. 오르는 길섶에 녹슬어 뼈대만 남은 자동차가 엎어져 있습니다. 고무가 쇠보다 강한지, 타이어 하나가 여태껏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생명체였다면, 넋은 전부 빠져나가고 몸통은 썩어 백골만 남겨진 모습입니다. 곧바로 지나치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합니다.
● 빗금의 역동力動
─── MT. Tamalpais, CA. Jan,/01/2017 08:58 AM
산등성에 햇살이 내립니다. 해님이 하늘 높이 오르기 전, 곧바로 받은 밝음과 받지 못한 어둠으로 나뉩니다. 빗금[斜線]의 Frame이 시선을 가로챕니다. 그 아래 산길에 남녀가 뜁니다.
빗금의 역동성이 청춘 구가謳歌에 보태져 절로 읊조리게 합니다.
● 곡선의 부드러움
─── MT. Tamalpais, CA. Jan,/01/2017 09:35 AM
굽어진 산등성 두 개가 겹쳐 사발을 엎어놓은 형상을 만듭니다. 해님이 멀고 가까움으로, 햇살이 짙음과 엷음으로 앞과 뒤 등성에 신비감을 내립니다. 부드러움의 극치, 여인의 젖무덤을 만듭니다.
무심히 지나온 우뚝 선 나무 한그루 옆, 되짚어가서 안기고 싶습니다.
● 한겨울, 여린 새싹
─── MT. Tamalpais, CA. Jan,/01/2017 09:19 AM
─── MT. Tamalpais, CA. Jan,/01/2017 09:32 AM
산에 오르고는 내려가야 합니다. 온 길로 되돌아가든지, 다른 길로 우회하든지. 바다가 내려다보이지 않는, 해님이 나무숲을 뚫고 내려오는 길로 들어섭니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박완서朴婉緖, 1931/10/20~2011/01/22, 散文集 題號)는 명제命題는 늘 맞습니다.
나무숲을 헤치고 내려온 해님의 따사로움이 여린 새싹에 은총을 내립니다.
● 일상日常으로
─── MT. Tamalpais, CA. Jan,/01/2017 10:12 AM
미명未明의 어둠을 열고서 세 시간 여, 해님이 중천中天에 올라 새해 첫 아침의 광명을 펼쳐집니다. 온 누리를 하늘과 바다와 뭍으로 나눕니다. 새해 첫 아침, 해님을 산숲에서 맞이하고, 이제 내려갑니다.
뭍으로 내려감은 일상日常으로, 선계에서 속계로 되돌아감입니다.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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