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화梅花: 2017-02-20 > 문예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문예 게시판

매 화梅花: 2017-02-20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14회 작성일 17-02-20 00:00

본문


매  화梅花


     이달 초에 매실 꽃[梅花]이 피면 다녀가라는 초대를 받고, 지난해에 생전 처음 마주한 청매실의 푸르름에 젖었던 가슴이 다시금 꿍꿍 뜁니다.

     금요일로 정해진 후, 월-화요일에 비가 내리고 수-목요일 맑습니다. ‘금요일 비 내릴 확률 50%’ 예보가 나옵니다. 외면하고, 예보가 틀리기를 바라며 나섭니다.


● 갈래꽃 속살

75e62186687ec615d3d60fa0ed684b9f.jpg

―――Victorville, CA, Feb./10/2017 12:41 PM


     처음 만나는 매실 꽃, 상아색[ivory]의 맑고 연한 흰 노랑 꽃잎이 나그네를 반깁니다. 부슬비가 곧 내릴 듯싶은 하늘, 은은한 구름 빛이 낱낱이 갈라진 꽃잎 속 속살을 선명하게 돋보여줍니다.


● 아스라이

41a2efc2442e411de963625f2cf9a706.jpg

―――Victorville, CA, Feb./10/2017 02:54 PM


     바람이 불어 구름을 내몹니다. 가지치기로 팔 벌린 뽕나무 가지, 이 사이로 눈 덮인 MT. Baldy?의 동북쪽 기슭이 아스라이 나타납니다. 뽕나무 틀〔frame〕이 빼곡히 펼쳐진 매실 꽃밭으로 눈길을 이끕니다.


● 방시레

37b385b1cf73af7f3c21d2e73c00a4c2.jpg

―――Victorville, CA, Feb./10/2017 03:04 PM


     하늘이 밝아지고 매실나무가 본래의 의연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잎새보다 먼저 핀 꽃이 방시레 웃습니다. 해님이 잎새를 돋아주길 기다립니다. 그러면 그윽한 향기, 암향暗香으로 꿀벌을 맞습니다.


● 매화찬梅花讚

c21d522fd1d947e01ab000db76b27b17.jpg

―――Victorville, CA, Feb./10/2017 03:14 PM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김 진섭金晉燮, 1903년 8월 24일 ~ ?의 수필〈매화찬梅花讚〉의 한 구절입니다.


     예로부터 매화는 엄동설한에 꽃을 피워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여름의 난초, 가을의 국화, 겨울의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使君子 또는 매란국죽梅蘭菊竹로 일컬어왔습니다.


● 충 만充滿

a341f65848a33428e0d9c75c021f654c.jpg

―――Victorville, CA, Feb./10/2017 03:56 PM


     해님을 마주 보며 아래서 위로 올려 본[逆光-仰角] 나뭇가지의 형상이 장엄합니다. 꽃망울을 알알이 품은, 하늘 오르는 삶의 충만이 성스럽습니다.


● 파란 하늘

a341f65848a33428e0d9c75c021f654c_1.jpg

―――Victorville, CA, Feb./10/2017 03:58 PM


     누구든 한마음으로 간절히 기원하면 하늘이 돕습니다. 해님이 새털구름을 수놓은 파란 하늘을 내려줍니다. 서너 컷 담은 순간의 희열喜悅, 가슴 뜁니다.


● 해저물녘

6283590c9c4987b90d81715681d309a3.jpg

―――Victorville, CA, Feb./10/2017 04:01 PM


6283590c9c4987b90d81715681d309a3_1.jpg

―――Victorville, CA, Feb./10/2017 05:18 PM

     

     해님이 뭍으로 내려옵니다. 하루가 서서히 저뭅니다. 바람이 조금은 거세집니다. 부슬비가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꽃망울이 움츠러들까 걱정됩니다. (2017/02/2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Copyright © 한미 산악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