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숲 21: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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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21, 이끼 斷想
키다리 나무들은 팔을 수평으로 뻗어가며 하늘로 솟습니다. 층층이 돌탑 쌓듯 오른 나뭇가지는 우겨진 나뭇잎을 거느립니다. 곧바로 내려쬐는 햇살이 무성한 나뭇잎사이를 이리저리 휘돌아, 부드럽고 따사로움을 숲에 내립니다.
북서쪽 야트막한 산비탈은 남동쪽보다 해님이 머무는 시간이 짧습니다. 물 흐르는 계곡 부근의 고목, 고사목, 습기 머금은 바위 등은, 잎과 줄기의 구별이 어려운 이끼에게 삶의 터전으로 더 할 나위 없습니다.
● 어둠 속
─── MT. Tamalpais, CA. Jan,/01/2017 09:22 AM
바다가 내려다보이지 않는 반대편 길로 들어섭니다. 물 흐르는 계곡에 진초록 색 이끼가 밝음과 어둠이 함께 으스스한 풍광을 엽니다.
● 널브러짐
─── MT. Tamalpais, CA. Jan,/01/2017 09:28 AM
─── MT. Tamalpais, CA. Jan,/01/2017 09:30 AM
오래 전에 삶을 끝내고 기슭에 널브러진 고사목, 그 처연한 몸통을 이끼들이 뒤덮습니다. 흙으로 돌아가려는 나무의 몸부림을 훼방하는 듯싶어 언짢습니다.
● 초록 물결
─── MT. Tamalpais, CA. Jan,/01/2017 09:30 AM
몇 백 년을 넘어 천여 년의 수령인 듯싶은 고목에 초록과 연초록의 물결이 바람결 따라 춤춥니다. 이끼가 아직 침범하지 못한 안쪽의 붉은 몸통이 돋보입니다.
蛇足 : 하등식물 이끼의 삶은 자생自生인지, 얹혀사는 더부살이인지 마주할 때마다 헛갈립니다. 어떠한 삶을 영위하든 자연은, 산숲은 언제나 어디서나 모든 목숨붙이를 내치지 않고 품에 안습니다.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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