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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16, 시간의 凍結 51-53: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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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168회 작성일 16-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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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16, 시간의 凍結 51-53


     지난주에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이 지났습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점철點綴된 여름이 가고, 짧은 가을은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계절의 바뀜은 어김없습니다.

     지난 8월 25일에 다시 찾은 Muir Wood National Monument는 가뭄이 산숲에 끼친 폐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작년 10월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 낙엽 한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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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ir Wood National Monument, Aug./25/2016 11:18 AM


     삶을 마친 나무가 냇가에 누워 있습니다. 숨 거두기까지 불길에 시달렸기에, 물 흐르는 냇가에 누웠나 봅니다. 나무 밑동에 거미가 온몸의 진액津液을 토해내 먹이 텃밭을 일굽니다. 촘촘한 엮음은 거미의 처절한 삶 그대로입니다.

     어젯밤 바람에 실려 온, 때 이르게 주홍색깔로 물든 낙엽 한 잎이 갇혀있습니다. 메마름이 곤충의 번식을 막아 거미에게 배고픔을 안깁니다. 모기를 주먹이로 사는 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 어디서인가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 한 줄기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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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ir Wood National Monument, Aug./25/2016 11:27 AM


     금문교에서 4번 버스 첫차에 올라, 92번과 61번로 바꿔서 Panoramic Hwy에서 내립니다. Dipsea Trail로 걸어 내려가 공원입구에 도착합니다. 여태껏 하늘은 짙은 산안개를 품안이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여러 갈래로 이어진 산길을 오르내리기 2시간 여, 꺾어진 길을 돌아서자 한 줄기 햇살이 옆으로[斜光]으로 내립니다. 숲에, 삼나무 군락의 새순에 돋보임을 내립니다. 빛이 내린 축복, 황홀한 순간에 가슴이 셔터를 누릅니다. 사진이 흔들립니다.


● 굽어진 길 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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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ir Wood National Monument, Aug./25/2016 02:55 PM


     되돌아가는 길, 해님이 하늘 한가운데로 오르자 산안개는 쫓겨납니다. 햇살이 하늘에서 수직으로 내립니다. 햇살이 온 누리 목숨붙이에게 따사로움[햇볕]을, 목숨 없는 무생물에게 ‘거기 있음[存在]’을 알려줍니다.

     천여 년 삶을 이어온 고목이 불길에 휩쓸려, 시꺼먼 형상形象으로서 길섶 모퉁이에 버티고 있습니다. 더부살이 이끼가 죽음의 자국에 자신의 터전을 일굽니다. 한 뼘의 비움도 없이. 굽어진 저쪽은 삶의 길이기에 정토淨土가 자리합니다.


● 山속 적막寂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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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ir Wood National Monument, Aug./25/2016 03:17 PM


     바람이 지나가는 틈새로 햇살이 무성한 나뭇잎을 헤치고 내립니다. 회색빛의 적막이 산숲을 휩쌉니다. 산허리에 외길에, 남자가 앞서고 여자는 네댓 발걸음 뒤에서 따라 걷습니다. 한 쌍의 젊은이가 정적靜寂을 깨트립니다.

     불현듯, 오래전에 가형家兄의 수필집에서 읽은 “어머니는 아버지와 서너 발치쯤 뒤에 쳐져서 걸으셨다. 나란히 어깨를 마주하고 걸으시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다는 글귀가 떠오릅니다. 어머님 가신지 어언 33년이 흘렀습니다.(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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