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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소묘素描, 2: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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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167회 작성일 16-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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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소묘素描, 2


     샌프란시스코는 바닷가의 내음, 바람, 안개, 비 등으로 나그네를 맞습니다. 날씨는 아침저녁, 때로는 시간마다 바뀌며, 그때마다 다른 정취를 안깁니다. 해님이 활짝 웃는 날은 드물어, 파란 하늘과 붉은 노을의 영접도 쉽지 않습니다.


●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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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 Beach, S. F. Aug./28/2016 07:08 PM


     바닷가 옆 1번 도로의 Pacheco 건널목. 갈매기가 신호등 위에 나래를 접고 해저물녘 바다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멈추라는 빨간색 신호등에 하얀색 갈매기 몸통이 합쳐져, 저금은 따듯한 색감色感을 줍니다. 바다를 응시하는 네 마리, 그들도 하루의 저묾이 아쉬운가, 봅니다.


● 해님 전송餞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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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 Beach, S. F. Aug./28/2016 07:46 PM


     해님이 고통의 세상[此岸]과 깨달음의 세계[彼岸] 갈림길 문턱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오늘을 과거로 묶고, 내일을 미래로 펼치려 숨고르기 위함입니다.

     하루해가 지면 밤이 오고, 청춘이 가면 황혼이 옵니다. 젊은이들이, ‘젊음의 불’로 예를 갖춰 해님을 보냅니다.


● ‘몽당이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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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sy Field, S. F. Aug./29/2016 01:27 PM


     바닷물이 드나들게 만든 해수 늪지에, 모래언덕이 솟아 도요새Marbled Godwit 서식지를 이룹니다. 아기 새 다섯이 모여 노닙니다.

     작년 6월에 만난 ‘비상’(졸문 ‘바닷가 소묘’ 2015/09/15)은 하늘 오름의 꿈을 이루지 못한 좌절을, 이제 이곳으로 밀려와 아기 새의 커 감을 지켜봄으로 위안 삼습니다.


● 세모꼴 흔적痕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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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tro Baths Upper Trail, S. F. Aug./29/2016 04:52 PM


     처절하게 메말라 곧 부셔져 내릴 듯싶은 고사목 잔해가 오르내리는 모퉁이 길목에 서있습니다. 하늘 뒤덮은 새털구름의 위안 받으며.

     숲이 토해낸 하늘과 파도의 함성이 고사목에게 저승길 수문장 역할을 맡깁니다. 생전의 가지치기 수모受侮가 기괴스런 형상으로 남습니다.


● 도심都心의 황혼


─── S. F. City Aug./29/2016 08:1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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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님이 스러지며 짙푸른 하늘에 황혼을 내립니다. 도시 한가운데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이어진 주거지에 ‘거기 있음’으로 전깃불이 부각浮刻됩니다.

     밤을 밝히는 인공의 빛은 도시의 속성屬性입니다. 붉은 빛이 가슴을 흔듭니다. 사진이 다시금 흔들립니다.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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