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숲 18, 시간의 距離 ⑮-⑯: 2016-12-06
페이지 정보
본문
山숲 18, 시간의 距離 ⑮-⑯
내일이 대설, 21일이 동지입니다. 또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허우적거리던, 세월타령을 이제부터 접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리고는 담아온 사진파일을 뒤적거립니다.
사진은 사진을 담는 이의 눈에 의해 바라봄looking에서 시작됩니다. 먼저 눈이 사물을 보고, 이를 마음에 전해져 느낌을 주고, 마음의 느낌이 뇌에 전달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바라봄이 이뤄진다고, 사진학에서 가르칩니다.
● 맨땅의 속살
─── MT. Baldy Nov./06/2016 12:07 PM
MT. Baldy를 남쪽에서 오르는 길, Ski-Hut을 지나 Saddle에 닿기 전에 길게 이어진 바윗길을 거쳐야 합니다. 기암괴석이 사이로 크고 작은 돌멩이가 널브러져 있어, 더디진 발걸음이 오르기 바쁜 마음을 붙잡습니다.
처음으로 맑고 푸른빛의 하늘을 우러러 봅니다. 돌멩이 틈새에 빠진 지팡이를 꺼내다가, 홀연히 늦가을의 정취를 맞이합니다. 그 하늘 아래로는 한겨울 쌓였던 눈이 녹아내린 자국, 헐벗은 맨땅이 속살을 내보입니다.
속살의 맨땅에 이어, 누렇게 타들어간 한해살이 잡풀더미가 바람에 계속 휘둘리고 있습니다. 한겨울에는 눈 덮인 절벽이었던 곳이 주검의 형상을 이룹니다. 마음의 눈[心眼]이 느낌대로 속살을 담습니다. 하늘이 검게 바뀜을 무시하고.
● 사진 삼매경三昧境
─── MT. Baldy Nov./06/2016 12:34 PM
사진가 한분이 올라온 길 저 너머로 아스라이 보이는 산마루, MT. Thunder, Telegraph Peak 등을 곰곰이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줄 ‘Photo Eye'를 두 손으로 감싸 안으며 깊은 생각에 잡깁니다.
사진에서 거리距離는 바라봄과 보이는 것 사이의 물리적 거리에, 마음의 눈이 보고 느끼는 거리까지 아울러야 합니다. 지금, 사진가가 보고 품안 이는 거리는 넓고 커서 끝이 없는 공간까지 품습니다.
한낮의 햇살도 밝음과 어둠을 동시에 내려줍니다. 반역광Rembrandt Light이 사진가를 오른쪽 나무숲과 함께 검은색의 형체로 담습니다. 산바람이 머리숱을 헤집어도, 아랑곳없이 사진 삼매경에 잠깁니다. (2016/12/06)
- 이전글반 영: 2016-12-12 16.12.12
- 다음글山숲 17, 시간의 凍結 54-57: 2016-11-28 16.11.2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