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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14, Our Lord's Candle: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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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23회 작성일 16-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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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14, Our Lord's Candle


   선인장 Our Lord's Candle(학명, Yucca whipple)은 뾰족한 잎으로 자라고, 일생에 한번만 꽃을 피웁니다. 꽃이 질 때는 뿌리와 몸통이 함께 죽습니다.

   금년 5월에 담은 ‘하늘 품안은’ 프레임이 2007년부터 담아온 파일을 되짚게 합니다. 꽃피움에서 스러짐의 네 과정을 순서대로 다시 묶습니다.


● 수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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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June/09/2007 07:58 AM


   아침 산안개가 머문 산마루. 그 등성이에 새 생명이, 화마가 덮쳐 죽은 나무더미에서 한줄기 솟대가 곧게 뻗어 고고성呱呱聲을 울립니다.

   수줍음을 안은 꽃망울을 다소곳이 엽니다. 층층이 쌓아올린 수줍음은, 앞날의 풍찬노숙風餐露宿을 버티는 강인함의 원천源泉입니다.


우 아優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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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May/28/2007 06:26 PM


   푸른 하늘과 검붉은 잡풀 더미에 활짝 핀 꽃무리가 서 있습니다. 크림 같은 흰색[creamy white]의 우아한 모습은 들녘에서 두드러져 보입니다.

   꽃을 피운 몸통은 이제 서서히 쇠락에 접어듭니다. 날카롭던 가시 잎은 무뎌져 수그러들고, 진초록의 색깔은 황혼녘의 색깔 붉음으로 바꿔져갑니다.


● 하늘 품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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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May/30/2016 12:16 PM


   한 몸통에서 뻗은 사촌 형제인 듯싶은 두 송이가, 형은 삶을 끝내고 땅과 나란히 기울고 동생은 하늘을 향해 솟아오릅니다.

   산마루로 닿는 면과 하늘로 뻗은 면의 90도 각, 바른모를 이룹니다. 형과 아우는 함께 죽음[과거]과 삶[현재]을 아우릅니다.


진토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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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Jan./29/2008 09:12 AM


   까맣게 타들은 가지와 하얗게 퇴색한 뿌리가 황토 위에 길게 누워있습니다. 땅에서 삶을 마치고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진토塵土 되길 기다립니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은 태어나 ‘먹고 자고’로 성체成體가 되었다고, 늙으면 다시 ‘먹고 자고’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식물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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