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T 04: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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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3
다음날, 6일째.
아침을 먹고는 바로 출발 하였다.
여기서 뮤어(Muir) 패스를 넘어 에볼루션(Evolution) 레이크를 지나 맥클류 (McClure) 메도우 까지 가려면 20마일이 넘는다. 물론 거기까지 오늘내로 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갈수있는 곳까지 가서 자야, 그 다음날 오후에 뮤어 랜치에 도착하여 미리 보낸 식량을 찾을 수 있다.
식량 보급소인 랜치에 오후에 도착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이유가 저녁을 거나하게 해 먹을 작정으로 미리 보내놓은 통조림들이 있기 때문이였다.
점심에 도착하면, 그 무거운 통조림을 들고 다음 캠핑 장소로 갈 수 없기에, 음식을 찾아 먹기에는 저녁시간이 가장 좋은 시간 이어서 오후에 도착하게 시간을 마춰도록 해야 했다.
어쨋던 그건 내일 모래던, 아니면 글피에 일어날 일이고.. 오늘은 뮤어 패스를 넘어야 한다. 지루하게 한참을 올라가야 하며, 다른 패스보다 매우 길다, 제일 낮은곳에서 올라가기 때문에 그럴것이며, 매우 힘들것이다.
다행이라면, 이번에는 비가 오지 않아서 수월하게 오를것 같다. 지난 2018년도에 뮤어 패스를 오를때는 비가 오고 벼락이 치는 바람에 몇걸음 걷다 벼락을 피하기 위해 쉬고 또 조용해지면 걷고, 몇걸음 걷다 쉬기를 반복하는 바람에 늦게 올라간 기억이 있다.
우리는 아침도 안하고 떠났다. 조금 가다 물가가 나오면 같이 아침을 하기로 하곤, 김선배하고 비키씨가 먼저 떠났고 나와 내 처는 조금 늦게 떠났다.
레콘트를 조금 벗어나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이제 부터 좀 힘들고 지루하게 오래 올라 가야 한다. 가도 가도 끝이 없기 때문에, 아예 모든걸 잊고 가면 더 편하게 갈수 있으련만, 그게 쉽게 되지 않는다.
조금만 가면, 두분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하면서 계속 가도 보이지 않았다. 가면서 쉬기 좋고 물 맑은 개울가를 몇개를 지나도 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내려오는 사람에게 물어 보니 어떤 사람은 바로 앞에 있다고 하고, 어떤이는 1마일 떨어져 있다고 했다. 각자 보고 생각하는게 다르다 보니 그런 차이가 나나 보다하고 더이상 물어 보진 않았다.
10시 반쯤 지나 비키씨가 보였다. 혼자서 바위에 앉아 에너지-바 로 아침을 하는것 같았다. 우리가 도착하니 바로 떠날 채비를 하였다. 아마 자주 늦어 지는게 부담이 되어 그런지 먼저 가려고 하는것 같았다.
'이렇게 마음이 조급하게 되면 오히려 부담이 될텐데.' 하는 생각에 같이 더 가다가 식사를 하자고 권했다.
같이 조금을 더 가니 나무 그늘이 있고 개울이 나오는데, 더 이상 올라가면 나무가 없을것이라 생각되어 짐을 풀고 아침겸 점심을 준비 하였다. 하지만 비키씨는 금방 먹었으니 먼저 가겠다고 하고 떠났다.
우린 거기서 라면과 오트밀 그리고 말린 김치를 넣어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그리곤 세수도 하며 시간을 갖고 쉬었다 떠났다.
한참을 올라 갔나? 계속되는 돌산을 돌고 돌아 올라서도 끝이 안 보인다.
이 뮤어패스는 스위치백도 없고 그저 올라가면서 봉우리 몇개를 돌고, 또 돌기에 꽤 길고 지루한 패스다. 여기서 마음을 내려 놓고, 그저 오늘 안으로 오르려니 하는 생각으로 오르면 언젠가는 올라가 있는 패스다.
오른쪽에 작은 호수를 지나고 왼쪽에 큰 개울을 지나고 한참을 가면 오른쪽에 드디어 커다란 헬렌(Helen) 레이크가 나온다. 이 호수는 뮤어의 첫째딸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이 호수를 마지막으로 더 힘을 내서 오르면 바로 뮤어 헛이 보이면서 다 오르게 된다.
눈 앞에 바로 뮤어 헛이 보이면서 비키씨가 거의 탈진 상태로 오르고 있었다. 혼자 오르면서 많은 고생을 한것 같았다. 괜찮냐는 질문에 "괜찮아요." 라는 간단한 답이 돌아 왔다.
몇걸음을 올라 드디어 뮤어 패스 정상에 도착했다. 황량한 산 꼭데기에 있는 헛이 왜 이리 반가운지, 다들 몸의 피로가 풀리는듯 했다. 이미 김선배는 도착하셔서 한잠 주무셨다고 했다.
4명이 안에서 다 같이 사진을 찍고, 스낵을 먹고 한참을 쉬었다. 어짜피 에볼루션 레이크를 지나지 못할것 같으니, 가는데 까지 가보자 하는 느긋함으로 쉬었다가 떠났다.
김선배와 비키씨가 또 먼저 출발을 했다.
뮤어패스에서 내려오는 길은 매우 완만하고 짧아 보인다. 그리곤 바로 완다(Wanda) 레이크가 나온다. 완다는 뮤어의 두번째 딸. 뮤어는 딸만 둘이라고 한다.
완다 레이크를 완만하게 도는데 몇명의 그룹이 바닥에 누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 올라가는 사람이거니 하고 인사를 하는데, 그 중 한명이 비키씨였다. 나중에 안 얘기지만, 비키씨가 너무 힘들어 거기서 그냥 누어서 잠이들었는데, 올라가던 사람들이 깨워서 말을 나누는 중이였다. 비키씨 말에 의하면 내려오는 길도 너무 힘들어서 그 자리에 쓰러지듯 누워 잠이 들었다고 했다.
몬태나에서 온 남자, 프랑스에서 온 남자. 멀리서 온 사람들과 같이 말을 나누다 헤어져 내려 왔다.
비키씨는 또 고소증상 때문에 뮤어 패스 오르는데 무지 힘들었다고 했다. 아마도 올라올때 모든 힘을 들여 왔었나 보다. 같이 가면서 얘기도 나누고 쉬엄 쉬엄 갔으면 조금 이나마 수월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내려가는 길에도 비키씨는 힘이 들어 계속 쉬었다 감을 반복했다. 조금 내려 가는데, 김선배가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오지 않아서 다시 올라 가보려고 하는중이라 했다.
아무래도 비키씨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더 이상 가면 오히려 더 힘들수 있으니 에볼루션레이크 바로 위에 있는 크리스탈(Crystal) 레이크에 자리를 잡았다.
크리스탈 레이크는 트레일에서 잘 안보이기에 캠핑장이 있는지 잘 안 보인다. 그러나 레이크 쪽으로 있는 작은 언덕을 넘어 가면 호수 바로 앞에 텐트 4-5개 정도 칠 장소가 나타난다. 10,000피트가 훨씬 넘는 캠프인데도 오늘은 바람도 없고 따듯한 날씨덕에 그다지 춥지 않을것 같다.
저녁을 지어 식사를 하는데, 비키씨가 레즈(Reds Meadow) 메도우로 나갈까 한다고 얘기를 꺼냈다. 아마, 아까 낮에 만난 사람들에게 들은 것 같다. 레즈 메도우가 맘모스인것을 모르고 그저 들은 대로 빨리 나갔으면 하는것 같았다.
김선배께서는 용기를 주려고 하셨는지, "레즈 메도우면 거의 다 간 겁니다. 힘 내세요." 라고 했다.
나는 "정 힘들면 예전에 말한 플로렌스 레이크도 있어요. 여기서 내일 이면 도착하고 다음날이면 프레즈노로 나갈 수 있어요. 레즈메도우 까지는 여기서 5일 걸립니다. 잘 생각 해 보고 내일 모래 라도 나갈 수 있으니 내일 지나서 보고 결정 합시다."
이 말을 들은 비키씨는 조금 힘이 났지만 많이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 김 선배도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고민이 되는것 같았다.
"어쨌든 가 봅시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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