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낭: 2015-09-01 > 문예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문예 게시판

서 낭: 2015-09-01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43회 작성일 15-09-01 00:00

본문



서   낭

  

     서낭은 한국과 중국에서 고대古代의 마을 경계표로 세운 돌무더기로 시작되어, 공동체의 수호와 풍요를 지켜주는 신으로 숭상되어온 민속신앙으로 이어져왔다고 합니다.

    이 서낭을 지난 6월 S.F. 바닷가와 7월에 늘 다니던 산행山行길에서 만났습니다. 그보다 앞서, 2009년 2월에 Claremont Hills 공원에서 처음 보기도 했습니다. 세 곳 모두 작품만 남아있을 뿐, 만든 이가 자신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지난달 태양계 밖 ‘또 하나의 지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토속이나 민속신앙으로서의 서낭이 예전에 지녔던 뜻은 달리 평가해야 될 듯싶습니다.

    쌓여놓은 탑 돌은 크기와 모양이 각양각색의 돌멩이에 ‘여기 있음’의 존재로 균형均衡과 조형미造形美를 지니고 우뚝 서있습니다. 개방된 곳에서 돌멩이의 쌓기도 창작의 한 지평地坪을 열었다고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 바닷가에서


1faf4c61b8479743262444323619cfca.jpg

―――S.F. Bay Trail, June/29/2015 10:27 AM


    금문교의 Fort Point에서 S.F. Bay Trail를 따라 동쪽으로 몇 걸음을 옮기면 Torpedo Wharf를 만납니다. 나무로 만들어지고 오래되어 제몫을 못하는 대신에, 금문교 전경을 보려는 관광객과 월척을 꿈꾸는 강태공들로 일 년 내내 부적거리는 곳입니다.

    부두를 한 바퀴 돌고나와 무심코 머문 눈길은, 철썩이는 파도에 씻긴 크고 작은 돌들이 층층이 쌓여 우뚝 서있는 서낭에 붙잡힙니다. 저 멀리로, 악명 높았던 연방교도소가 자리했던 Alcatraz Island를 등지고 서있습니다.


● 山 내려오며


d037ce53e982e01277f540bdd5253813.jpg

―――Ice House Canyon Trail, July/26/2015 03:51 PM


    오르내리는 등산화에 이리저리 채 이던 작은 돌멩이가 돌탑 위에 의젓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 울울창창한 숲이 건너편 산자락에 호위하듯 늘어서 있습니다.

    오를 때는 없었든지 아니면 보지 못했던 서낭이 Ontario Peak에서 내려오는 발걸음을 세웁니다. 주차장까지 1.8 mile 남은, 오를 때 처음 목을 축이는 큰 바위가 있는 부근입니다.

    높이 떠있던 7월의 해님이 서서히 내려옵니다. 위에서 빗겨 내린 한결 부드러워진 햇살이 나그네에게 “뭐가 그리 급하냐. 쉬엄쉬엄 내려가며 넉넉한 산숲에 온몸을 맡기라.”고 꾸짖습니다. 해님이 서낭을 내보인 까닭인 듯싶습니다. (2015/09/0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Copyright © 한미 산악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