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멎고서: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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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멎고서 / 이만우
왜 이리 웃음이 터지는지
세상사를 들여다보면 아니 웃을 수가
그 속에 끼어있는 나
귀밑 흰 머리 주름진 이마를 보면
아름아름하다 놓쳐 버린 효도
모자라는 살핌에 훌쩍 커 버린 아이들
깊이 간직하다 못내 쓸모없어진 물건들이
슬픈 눈초리로 나를 바라 본다
잠시 스친 인연에
뭐 대수 인양 화를 벌컥 냈는지
따듯하게 손 잡는 일이
낙엽 하나 주어 홀로 걷기보다 훨씬 쉬운데
찬란한 여명을 세상에 종일 뿌리고
발 길에 드리워 퍼지는 저녁놀
그림자 조차 거두는 잠김에
울걱 울고 싶어지니 이 또한 웃기는 일 아닌가
몰라야 할 진실을 싣고
밤 열차는 어디론가 엉엉 울며 달리는데
빈 가슴도 진실 한 조각 담고 훨훨 날고파
울지 않은 전화를 들고 눈길은 하늘을 더듬는다
수 억 년을 달려와 나를 찾는 별들
현란한 불빛 거리 가로수에 숨어 애절한 눈빛으로
어서 가자 눈짓 준다
웃을 일도 울을 일도 없는 그 곳으로
글 새김- 자연의 형제 자매와 대지위에 발을 힘것 딛다
잠시 멎어 허공을 응시하면서... 늦은 오후 어느 산 길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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