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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2, 시간의 동결 ㉛: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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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456회 작성일 15-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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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2, 시간의 동결 ㉛

   

    아침녘 Muir Woods 공원은 고즈넉합니다.

    해님이 삼나무Redwood에 화룡점정畫龍點睛으로 한줄기 햇살을 비췹니다. 맑디맑은 햇살은 시어詩語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를 일깨워줍니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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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에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 박두진(兮山 朴斗鎭,1916-1998), 詩〈해〉처음과 마지막 연


● 한줄기 黎明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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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Feb./16/2015 9:31 AM

     

   산자락으로 이어지는 오름길에 올라 산등성이에 다다르자, ‘고은 해’를 맞이한 나무들이 반겨줍니다. ‘말갛게 씻은’ 햇살이 손에 손을 잡은 나무 기둥에 내려, 아스라이 어둠을 헤치고 새날을 엽니다.

    촘촘하게 늘어서고 우뚝우뚝 솟은 나무들은 산숲의 주역主役이 되어, 병풍屛風으로 탈바꿈합니다. 따듯하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아늑한 어머니의 품안으로 이끕니다.

    금년 들어 두 번째 찾은 나그네에게 삼나무는 그의 품안에 안기는 보상으로 희열喜悅을 줍니다. 하지만, 기쁨과 함께 애섧은 추억도 일깨웁니다.

    아이들이 학업을 위해 S.F.로 옮기기 시작한지가 23년 전이고, 9년 전에 네 식구가 북가주에 자리한 Redwood 국립공원에 함께 다녀왔습니다. 장성한 후에 함께 다녀온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 되었습니다.

    큰 아이의 2주기週忌가 다가옵니다. 세월의 덧없음입니다.(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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