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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4, 시간의 동결㉝: 201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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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446회 작성일 15-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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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4, 시간의 동결㉝

  

   넉 달 만에 다시 찾은 Muir Wood 공원은 풋풋함이 아닌 메마름이 맞이합니다.

금문교에서 북쪽 방향 92번 버스로 Donahue & Terners에 닿아, 서쪽 방향 61번 마을버스(?)로 바꿔 타고 Panoramic H'way에서 내려, Dipsea Trail로 들어섭니다. 포장도로를  지르러 곧바로  내려가는 비탈길은 극심한 가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되도록 처음부터 두발로 걸어서 들어가면서, 간밤에 내린 이슬에 새벽녘 햇살이 빚은 초롱초롱한 반짝임을 맞이하고 싶었던 기대가 와르르 무너집니다. 산숲의 싱그러움에 풀잎의 영롱함이 보태진 정취情趣가 못내 아쉽습니다.


● 뿌리 깊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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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June/25/2015 10:38 AM

  

   분지盆地에 자리한 공원에 들어서자, 그래도 숲의 향기가 반깁니다. 먼저, 평지에 삼나무로 만든 도보 길에 연이어있는 다리bridge 네 곳을 모두 찾아가 인사합니다. 되돌아 나와 입구에서 오른 쪽, 가파르게 오르는 Ocean View Trail에 들어서서, 키다리 삼나무 사이로 햇살이 비춰주는 좁은 길을 천천히 한걸음씩 디뎌가며 오릅니다.

    굽이굽이 돌아 오르기 몇 번, 왼편으로 가파른 낭떠러지를 낀 길목에 닿자, 청청거목靑靑巨木이 홀연히 나타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땅 속 깊숙이 내려있어, 땅의 정령精靈으로부터 양분을 끌어올려야 할 뿌리가, 땅위에 솟구쳐 얽히고설킨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발걸음을 떼어놓을 때마다 메마른 흙먼지가 풀썩풀썩 일어납니다. 유난히 심한 가뭄이 맨살의 뿌리를 드러내게 했습니다. 구수하고 부드러운 흙의 내음도 함께 쫓아냈습니다. 불현듯, ‘뿌리 없는 나무가 없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 하고…’ ‘뿌리 깊은 나무 가뭄 아니 탄다’ ‘뿌리 깊은 나무의 생각’ 등이 떠오릅니다.

    인간이 저지른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을 현장에서 확인하고서, 투박한 등산화 밑창으로 적나라하게 솟아오른 뿌리를 계단 오르듯 지르밟고 오르기는 가슴이 편치 않습니다. (201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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