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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계곡처럼 비우렵니다: 20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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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 만 우
댓글 0건 조회 237회 작성일 1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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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계곡처럼 비우렵니다 / 이 만 우


아주 오래전 어느 날

얼음이 물러난 그 자리 이야기입니다  

뼈를 깎고 살을 저미 듯

바위를 쪼개고 모남을 잘라내어

빈 공간을 드리워 냈습니다

입을 굳게 물고 참고 견딘 아픔은

너와 내가 손을 잡고 마음을 나누고

사슴이 뛰놀고

새가 둥지를 틀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물이 벼랑을 뛰어내려 줄기를 헤치며 달릴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비움입니다


이젠 가슴을 비우려 합니다.

잠시 머문 동안 이 땅에서

너무 친숙해진 엇박자

원망 미움 서러움 아쉬움 아픔 욕망...

모두를 퍼내야 할 차례입니다

먼저 다가가 거칠어진 손을 잡아 봅니다

그리고 빙그레이 웃어 봅니다

눈을 가리던 먹구름은 안개로 변하고

다시 눈물이 되어

미소 띤 얼굴을 타고 뚝뚝 떨어집니다

햇살은 어느새 찾아와 그 눈물을 안고

가슴으로 달려갑니다


조각이 다시 모여 모양을 이릅니다

끊임도 이어지고

서로의 향기가 진해지면서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미소가

여기저기 상처로 얼룩진 나날들을 어루만집니다

가슴을 활짝 열고

하늘로 귀를 향한

요세미티 계곡처럼

넓디넓게 비워둔 커다란 공간에서

대지의 자손들이 손을 굳게 잡고 부르는

사랑의 합창이

텅 빈 가슴속에서도 울려 퍼집니다



글새김-요세미티 계곡을 굽어보는 능산을 따라 거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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