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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5, 시간의 동결㉟-㊳: 201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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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38회 작성일 15-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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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5, 시간의 동결㉟-㊳

  

   태초에 빛이 내려 온 누리를 열었습니다. 자연의 빛은 해와 달 그리고 별이 내리는 빗살입니다. 햇살은 무지개가 보여주는 일곱 가지 색깔을 품습니다.

    새 아침을 여는 첫 번째 색깔은 파랑입니다. 어둠을 점령했던 검정색을 지우는 첫 번째 색깔입니다. 파란색의 현시顯示는 한순간뿐이고, 곧바로 스러져 따듯한 색감의 붉은 색을 불러옵니다.

파란색은 사진photograph에서 으뜸의 색이고, 본래대로 자연스럽게 담기 어려운 색이기도 합니다. 해돋이를 담은 사진이 해넘이보다 어렵습니다.

    넉 달 만에 다시 찾은 Muir Woods 공원은 가뭄 속에서도 신록新綠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연초록, 초록, 짙은 초록, 푸르름 등의 잔치입니다.


● 한줄기 黎明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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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Jun./25/2015 10:03 AM

  

   여명이 내립니다. 금년 정초에 찾았을 때보다 어둠의 두터움은 짙어졌고, 햇살도 세어져 보다 넓게 펼칩니다. 봄과 여름, 계절이 바뀜에 따라 햇살도 바뀌나 봅니다.

    위에서 아래로 맞모금으로 내리는 햇살이 고즈넉한 숲에 역동力動을 불어넣습니다.


● 여린 잎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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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Jun./25/2015 12:23 PM

  

   고사목枯死木은 말라서 죽어 버린 나무입니다. 나무의 여한餘恨이 불거져, 자신의 몸통에 부풀음으로 혹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람의 점지點指로 받은 누군가의 씨앗을 움트려, 여린 잎새를, 새 생명을 태어냈습니다.

    바람 불면 스러질 듯싶은, 가녀린 싹이 애처롭습니다.


● 아기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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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Jun./25/2015 01:17 PM

  

   두 귀를 쫑긋 세운 사슴이 수풀 어디에서 홀연히 나타났습니다. 깊숙한 숲속도 아니고 첫 번째 다리에도 못 미친,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입니다. 산숲이 나그네에게 안겨준 뜻밖의 선물입니다.

    작은 사슴은 순진무구純眞無垢합니다. ‘아기사슴’이 틀림없습니다. 똘망똘망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콩콩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혹시 곧바로 사라질까보아 연이어 셔터를 누릅니다.

    35㎜ 고정 화각畵角 카메라 파인더viewfinder에 들어온 사슴의 몸집은 육안으로 볼 때보다 훨씬 작습니다. 까만색의 눈동자도 선명히 보이지 않습니다. 동그랗고 맑은 사슴의 눈을 담지 못해서, 초롱초롱 빛을 내며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지 못합니다. 몹시 아쉽습니다.


● 신록新綠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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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Jun./25/2015 02:24 PM

     

   갓 태어난 잎새에 햇살이 내립니다. 풀잎과 풀잎이 솔솔바람에 너울거려 눈부신 연둣빛의 향연을 베풉니다. 여인의 고운 얼굴처럼 맑고 산뜻하고, 만지면 터질 듯싶은 느낌이 주는 향기가 그윽합니다.

    숲의 연둣빛의 합창은 푸르름의 세계입니다. 신록은 찾는 이의 몸과 마음을 씻겨 줍니다. 오욕칠정五慾七情에 찌든 가슴을 숲의, 자연에 의탁해 가다듬게 합니다.

    햇살과 바람이 빚은 숲의 생동生動이 가슴에 가득 담깁니다.


蛇足 : 무겁다고, 낡았다고 내려놓은 예전의 카메라와 f2.8 고정 50-150㎜ 줌렌즈가 무척 아쉬웠습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 변하는 요사스런 마음보가, 숲속에서도 어김없이 튀어나왔습니다.(201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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