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수 초대]- 내 나이: 2015-07-30 > 문예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문예 게시판

[시 한수 초대]- 내 나이: 2015-07-30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 만 우
댓글 0건 조회 237회 작성일 15-07-30 00:00

본문


내 나이 -이븐 하즘 (스페인 994~1064)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네 .

희끗희끗한 귀밑머리와

이마에 팬 내 주름살을 보고는 

나이가 몇이나 되냐고 .

 

그럴 때 난 이렇게 대답하지 .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

여태까지 살아온 세월을 헤아리고

그 모든 걸 다 합친다 해도 말이야 .

 

아니 뭐라구요?

사람들은 깜짝 놀라면서

또 이렇게 되묻는다네 .

그런 셈법을 진짜로 믿으라구요?

 

그러면 나는 애기하지 .

이 세상에서 제일로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 날 내 품에 살짝 안겨

은밀하게 입을 맞춘 순간,

 

지나온 날들이 아무리 많아도

나는 그 짧은 시간만을

나이로 센다고.

정말 그 황홀한 순간이 내 모든 삶이니까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Copyright © 한미 산악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