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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쿠예 오야신(1)- JMT 산행에서: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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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 만 우
댓글 0건 조회 224회 작성일 15-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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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쿠예 오야신 (1)- JMT 산행에서 / 이 만 우

산들 바람이 아직인데도  펄펄 끌 터니, 이른 아침  쌀쌀한 느낌속에서  벌써 가을 냄새가 소록 풍깁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인사말 중  '미타쿠예 오야신' -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족입니다- 는 대지는 누구의 소유가 될 수 없으며 그 자손인 바람 돌 나무 풀 사슴 새 물고기... 모두 가족으로 생각하며 수천 년을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생활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서양인이 도착하기 전에는 산에는 수목이 꽉 들어 차있었고, 들에는 초원으로 펼쳐 있었으며, 강에는 물길을 거슬리는 물고기가 떼를 지어 오고 있었습니다. 야생동물들은 거침없이 산에서 들에서 뛰어놀고 있었습니다. 원주민들은 이들과 어우리면서 비교적 평화스럽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양인들이 이 땅에 온 후, 자연에 금을 긋고 내 것 네 것 하면서 소유에 열을 올렸습니다. 문명이란 사회건설을 위해 나무를 마구 잘라내어 새 곤충들이 집을 잃었고, 땅을 파헤치어 홍수가 산천을 씻어 내렸고, 강을 오염시켜 물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으며, 들판에 야생 동물들은 마구 총을 쏘아 희귀동물들이 되어, 먹을거리를 키워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자연은 이제  그 댓가로 우리에게 친화가 아닌 위협적인 존재로 변했습니다.  지금은 원래 모습에 7%도 못되게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극기야 정부 차원에서 국립공원 국립산림이란 명목으로 보호하게 이르렀습니다. 서구문명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구 기술혁명, 지배적 사회구조, 돈이 돈을 낳는 화폐 금융경제가 인류를 행복하게 하였는가는 의구심을 낳게 합니다. 50개 중 25개 주 이름이 원주민 말에서 유래되었으니 숨은 배경을 짐작 할 만합니다.

원주민들은 대지를 어머니로 태양을 아버지로 섬깁니다. 대지의 자손인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생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만  취하고  그 이상은  그냥  놓아두는 생활방식, 지배가 아닌 역할분담으로 이루어진 생활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어머니인 대지와 그의 자손인 바람, 맑은 물, 신선한 공기, 시원한 나무그늘, 하늘을 날며 즐겁게 지저귀는 새들, 들판을 뛰어노는 동물,...을 소유하고 사고판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종교를 바꾸라고 강요하면서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은 더욱더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서양문명을 도저이 받아드리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결과 고도의 기술무기에 의해 학살당하고 서구에서 찾아온 낳선 전염병에 속수무책으로 죽어 갔습니다. 또한 거짓과 기만으로 터전을 빼앗기고 살아남은 소수는  자치권을  인정하여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설정한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떠밀려 격리되었습니다. 현재(2012년)는  567 부족  총 인구 인2.5 millions  중 1 million이 326개 보호지역에서 자신의 삶의 방식과 언어를 지키며  연약한 생활 환경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해 끝도 기약도 없는 연방정부와 법정공방을 하고 있지만, 바위에 달걀을 던지는 격입니다. 서글픈 역사를 가슴에 끌어안고 자포자기로 힘을 일어가는 그들의 눈빛은, 마치 화살을 맞아 죽어가는 착한 사슴의 눈빛처럼 애절하기 짝이 없습니다.

JMT 산행차 그들의 옛 터전에 발을 디딜 때마다 왠지 거북이 섬(원주민들이 부르는 아메리카 대륙)에 평화롭게 살던 모습이 떠 올립니다. 가족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보호구역으로 내몰린 안타까운 심경이 헤아려져 울컥하는 마음이 걸음을 잠시 멎게 합니다. 우리가 산을 찾는 즐거움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아니라 숭배하고 어울리는 생활문화로 수 천 년을 지킨 원주민이 있었기에,  스친 공감 속에서 잠시나마 이들에게 머리 숙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모퉁이라도 지켜낸 죤 뮤어님께도 옷깃을 여밉니다.


엄숙한 시간 / 라이너 릴케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세상에서 이유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은 나 때문에 울고 있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웃고 있다.

밤에 이유 없이 웃고 있는 사람은 나를 비웃고 있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걷고 있다.

정처도 없이 걷고 있는 사람은 내게로 오고 있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죽어가고 있다.

세상에서 이유 없이 죽어가는 사람은 나를 쳐다보고 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연결된 하나입니다.


마타쿠예 오야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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