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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凍結 (Ⅹ): 201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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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482회 작성일 14-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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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凍結 (Ⅹ)


   그저께 낮이 밤보다 짧아지는 하지夏至가 지났습니다. 세월의 유장悠長함은 늘 같은 흐름이건만, 나이 들어 어느 한순간에 홀연히, 간절하게 잠시 멈추어 주었으면 할 때도 결코 늦추어 주지 아니합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빠르게 다가오고 사라지는 듯싶습니다.

   바야흐로 한여름盛夏이 시작됩니다. 우거寓居가 자리한 Upland 지역의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한낮에는 화씨 90도를 넘나들다가, 끝내는 심술부리듯 연이어 100도 언저리를 오르락내리락할 겁니다.

   봄과 가을이 짧아져, 그만큼 길어진 여름철 내내 이글거리는 햇살이 내려쬡니다. 땡볕은 습도를 10% 언저리로 낮추어, 메마른 날숨과 들숨을 헐떡이게 합니다. 그리고 가슴에는 삭막索莫함을 안겨줍니다.

   아직 닥치지 않은 걱정거리를 미리 앞당겨 만듦도 부질없는 노릇이지만, 쓸쓸하고 막막함에 덧붙여, 지난달 알게 된 고국의 문인文人 한분의 근황近況이 가슴 한 켜에 눌러앉아 서걱거립니다.


   작가 복거일(卜鉅一, 68세)은 금년 4월, 자전적 소설『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와 수필집『삶을 견딜만하게 만드는 것들』을 펴냈습니다. 2년 반 전, 간암肝癌 말기 판정을 받고 치료 대신에 글쓰기를 택해, 희망의 끈 대신 절망의 길을 홀로 걸어와 맺은 결실입니다.

   그가 고국의 한 일간지 기자와 나눈 인터뷰 기사(중앙일보, 5월11일)에서 소식 듣고, 그의 책 2권을 구입해 읽고, 다시 인터뷰 기사를 되찾았습니다. 두 구절을 옮깁니다.


-죽음을 달고 사는 삶이 어떤 건지 짐작이 안 됩니다.

 “제 또래가 대부분 70이에요. 그 나이라고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까요? 다들 어떡하면 더 즐길까, 뭘 하면서 놀까 그런 생각만 합니다. 영원히 살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어떤 ‘시한’을 정해놓진 않죠. 모순되지만 그게 인간입니다. 반면 난 길어야 2, 3년 기한을 두니 그걸 받아들이는 게 힘든 거죠. 치료하겠다고 하면 0.1%의 희망이라도 있는 거잖아요. 근데 치료를 포기하면 가능성은 제로죠. 그걸 마음으로는 납득하는데, 몸은 아니더군요. 선고받은 첫날, 누워 자는데 숨이 콱 막혀왔습니다.”

-마음은 받아들이는데 몸이 못 받아들인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요.

 “마음은 이성이고, 몸은 본능인 거죠. 힘겹게 삶을 연명하느니 평온한 죽음의 길을 택한 건데, 나로선 그게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선택인데, 처절한 생명 본능이라는 잠재의식이 몸으로 튀어나오는 거죠. 자다 깨고, 자다 깨고 그러다 갑자기 숨이 꽉 막히는…. 끔찍했어요. 그렇게 한 달 반가량 지났을까. 새벽에 비가 내렸어요. 아파트에 애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나고, 산소 잔디가 젖겠구나 싶다가, 후르륵 눈물이 흐르는…. 그러면서 마음에서 시가 나왔어요. 사실 그동안 소설 쓰느라 시심(詩心)은 안 떠올랐는데. 감정이 격발되니 시가 터진 거죠. 그날부터 고통이 가셨어요. 치유의 과정이었어요.”


   온 누리의 모든 목숨붙이는 태고太古 이래 40억 년 동안 대물림을 통해 종족種族 보존을 이어왔습니다. 야트막한 야산野山 민 등성이에 군락을 이룬 들풀의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비록, 한해살이일지라도. 3년 전 6월에 담은 파일에 제목을 ‘기다림’으로 붙입니다.

   단비가 내리는 겨울에 새순을 올리고, 봄에 꽃피우고 열매 맺어, 이제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바람 풍()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대를 이이어갈 씨앗을 제일 좋은 터전에 옮겨달라고, 모성애의 절절한 마음으로 기원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의 “아우라Aura는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대상對象에 대한 연상聯想 작용이다(Walter Benjamin, 1892-1940).”를 생각하게 합니다. (2014/06/23)


● 기다림

            ――― Claremont Hills Wilderness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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