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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凍結 (Ⅺ):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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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477회 작성일 1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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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凍結 (Ⅺ)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 올라가 일주일 동안 머물고 왔습니다. 바쁘지 아니 하고 외톨이를 면해, 늙은이 내외가 오랜만에 자동차를 운전해 다녀왔습니다. 왕복 950 여 마일의 여정旅程, 포도―복숭아 농장의 짙푸름과 무르익은 건초乾草 밭의 황금물결이 F'way 5번 도로 양쪽으로 펼쳐집니다.

   Bay Bridge를 건너 금문교 공원 옆길에 들어서서 에어컨을 끕니다. 강산江山은 의구依舊하기에, 짭짜름한 바닷바람 내음과 뺨살을 간질이는 부드러운 햇살이 10개월 만에 다시 찾은 나그네를 예전처럼 살갑게 맞이해줍니다. 온몸의 땀구멍을 벌렁벌렁 숨 쉬게 하는 쾌적한 습도가 무척 반갑습니다.


   자주 찾았던 길, Ocean Beach에서 이어진 Coastal Trail에 들어섭니다. 가파른 기슭을 등지고 둘러선, 젊은이들의 숙연肅然한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몇 걸음 다가가 멀찌감치 바라봅니다.

   3명의 남자와 여자 2명이 둘러서 있고, 한명씩 앞으로 나와 하얀 천을 덮은 탁자 위 접시에 붉디붉은 꽃잎 한 장을 정성스레 올려놓고 머리 숙여 묵념을 하고, 손과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 하듯 돕니다.

   아마도, 동아리 모임에서 홀연히 이승을 떠난 회원을 기리는 제의祭儀인 듯싶습니다. 아직 젊디젊은 청춘靑春세대가 마련한,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는 그들을 바라봄만으로써 감히 범접犯接할 수 없게 합니다. 그리고 애처로움에 잠기게 합니다.

   이방인이 그들의 아픔을 헤집고 싶지 않습니다. 조심스레 다가가 사연을 묻지 아니하고, 정성스레 마련한 제상祭床을 가리키며 카메라에 담고 싶다고 청합니다.

   구름에 어울려진 하늘과 바다, 숲과 기슭의 들풀, 그리고 커다란 유리잔 안에 담긴 꽃다발을 한 틀frame안에 담고 싶습니다. 하지만, 햇살이 서서히 지평선으로 내려오기 시작하는 오후 5시 30분 경, 사역광斜逆光의 햇살만으로는 한 덩어리의 검붉은 꽃잎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지 못합니다.

   그들의 마음을 하나로 형상화形象化한 꽃묶음이기에 못내 아쉽고, 흔쾌히 허락해 주고 끝날 때까지 기다려준 그들이 고맙습니다.


   바다에 바치는 그들의 꽃잎이, 불현듯 지난해 늦가을 여식을 보내며 함께 흩뿌린 꽃잎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포시 놓인 붉은 꽃잎이 가슴 깊숙이 자리한 애틋함을 불러옵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떠올린 순간,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시간을, 찰나를 한 묶음으로 동여매고 싶습니다. (2014/08/06)


● 獻花, 바다에

                           ––––S.F. Coastal Trail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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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파일의 가로를 1,200 픽셀로 올렸습니다. 클릭하면 보다 鮮明해집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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