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凍結 (Ⅷ):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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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凍結 (Ⅷ)
몇 년 전까지 그럭저럭 오른, 같은 산의 같은 오름길이건만 숨은 가빠지고 허벅지와 장딴지는 쉬엄쉬엄 오르라고 애원합니다. 예전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은 같은 책이건만, 기껏 두서너 페이지를 넘기고서 앞 구절을 잊어 되짚어 펼칩니다.
마음은 아직 예전처럼 울렁거림을 받고 싶은데, 몸은 혹사酷使시키면 몸살을 앓게 된다는 경고입니다. 세월이 물처럼 흘러가歲月如流기에, 어느덧 삶의 속절없음人生無常에 시나브로 졌어들었음이 틀림없습니다.
올해 연세 여든 하나의 원로 배우 이 순재는〈꽃보다 할배〉스페인 편 1회분 방송에서
인생은 긍정적으로 보면 좋다. 이제 우리 나이는 닥치면 닥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럴 때 나는 '당장 내일 할 일이 있으니까. 끝을 생각하기보다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지. 팔십이라는 것도 빨리 잊고, 아직도 육십이구나'하며 산다. … 나이 먹었다고 주저앉아 대우나 받으려는 것은 늙어 보이는 것이다. 한다면 되는 것이다.
라고 그의 인생철학을 밝혔습니다. 애늙은이에게 내린 준엄한 꾸짖음입니다.
봄의 아침 햇살이 비껴내려 바위 결에 눈부심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바위너설에 홀로 솟은 한 송이 생명, 들풀에게도 축복을 내립니다.
바람이 점지해준 씨앗 하나가 움을 돋우어냈습니다. 바늘 하나 꽂기 힘든 바위틈새에서, 그 열악劣惡을 묵묵히 안으로 참고 이겨냈습니다. 잎을 펼쳐 받치고 줄기를 올려 꽃망울을 머금고 있습니다.
만물의 영장靈長이라 일컫는 사람, 뉘인들 태어남과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기에 피동적 순응順應의 삶을 삽니다. 허공을 나는 하루살이, 땅위의 들풀, 물 속 피라미 등 삼라만상森羅萬象의 모든 목숨붙이도 그러합니다.
들풀 한 송이의 아름다움은 ‘거기 있음存在’의 숭고함에서 비롯합니다. 겉으로는 조용한 가운데 안으로는 부단히 움직임이 있다는 정중동靜中動, 여기서의 한순간을 묶어봅니다. (2014/03/17)
Determined Life (12)
———Claremont Hills Wilderness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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