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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行 열차 Amtrak: 201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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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519회 작성일 13-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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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行 열차 Amtrak


   Amtrak의 Coast Starlight 노선은 북미 대륙 서북, 맨 위의 Vancouver에서 시작해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남쪽 끝 San Diego까지 연결됩니다. 지난 6월27일, Oakland(샌프란시스코에서 Bay bridge 건넌 곳)의 Jack London Square 역에서 아침 8시 50분에 떠난 기차를 타고 저녁 8시50분에 Los Angeles Union 역에 내렸습니다. 꽉 채운 12시간, 인천공항에서 점보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내리는 시간과 같습니다.

   2층에 자리한 객실은 넓고 깨끗하고 조용해 쾌적합니다. 통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두 개씩 자리한 의자는 널찍합니다. 서부 개척 때의 키 크고 몸집도 우람한 체격에 맞춰서 앞과 뒤와의 간격도 넓고 종아리 받침대까지 달려있습니다. 때문에 오척단구五尺短軀를 편안하게 눕혀줍니다.


   기차는 정시定時에 미끄러지듯 앞으로 내딛습니다. 플랫폼이 뒤로 쳐짐을 보고서 잔잔한 떨림이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길게 기적汽笛을 울리고 서서히 속도를 높입니다. 전봇대와 전봇대 사이의 전선이 기차가 다가가면 아래위로 오르내리고, 기차가 지나가면 멈춥니다. 전선줄의 춤사위는 안녕히 가라는 배웅입니다.

   창밖으로 연초록, 초록의 들판과 뻘건 황토, 누렇게 타버린 평지가 등성이 아래로 이어집니다. 왼쪽과 오른쪽의 광경은 닮은꼴처럼 비슷해 광대무변廣大無邊 한가운데를 헤치고 앞으로 나가는 듯싶습니다.

   U.S. H'way 101과 Coast H'way 1이 숨바꼭질하듯 양쪽으로 번갈아 모습을 내보이고, 도로 위의 차들은 미니어처miniature되어 달립니다. 그런데, 이 장난감 차들은 때때로 기차를 제치고 앞질러 나갑니다. 객실―전망―식당―침대차 등 10량의 객차를 이끌고 있어 힘에 겨워 쉬엄쉬엄 달리나 봅니다.

   찻길과 기찻길 사이에는 농장이 자리하고, 농장마다 스프링클러를 갖추고 있습니다. 억지로 끌려오고 토해낸 물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내려쬐는 따가운 햇살이, 하늘과 땅을 하나로 아우릅니다.

   씨 뿌릴 때의 만들어진 고랑의 흔적, 아직껏 남아있는 줄들도 달려오는 기차를 반깁니다. 세로줄은 부챗살처럼 펴지고, 가로줄은 팽이 돌 듯 소용돌이칩니다.

   San Jose, Salinas, Paso Robles를 거쳐, 기차는 떠나온 지 4시간 20여분 만에 역이 아닌 곳에서 멈춰 섰다가, 천천히 움직여 굴tunnel로 들어갑니다.

   기차여행에서 길고 긴 굴속을 지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휘딱 지나쳐 버린 짧은 3곳의 굴은 아쉬움을 남기고, 후에 Simi Valley를 지나 Burbank에 닿기 전에 한 번 더 겪습니다. 하지만, 다른 광경도 보여줍니다. 먼저는 굴을 빠져나오자 왼쪽에 있었던 찻길이 오른쪽으로 옮겨져서 오르막길에서 엉금엉금 기어오르는 차들을 보여주었는데, 나중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바꿔져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내리막길에서 콩알만 하게 작아진 차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비탈길을 내려오는 차들이 불현듯이, 옛 기억을 불러옵니다. 19년 전에 기숙사에 큰아이의 짐을 옮겨주고 내려오던 때, 피곤에 감겨드는 눈을 부릅뜨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면서,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Lincoln Tunnel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F'way 5번의 Tejon Pass(4,144 피트)를 넘나들 때마다 이 생각은 어김없이 반복됩니다.

   자동차로 샌프란시스코 왕래는, 큰아이가 고교를 마치고 학업을 그곳으로 옮겨가서 시작되었고, 3년 후 작은 아이도 언니 근처로 올라가 수없이 오르내렸습니다. 5년 전에 큰아이에게 병마病魔가 닥치고 나서는 더욱 자주 다녀 항공편을 이용했습니다.

   오랜만에, 지난 달 18일, 사위가 이삿짐을 싣고 운전하는 26 피트 U-Hall 트럭 뒤를 따라, 승용차를 9시간 30분 동안 운전하고 올라갔습니다. 뒤에는 딸이 뒤따라 차 3대가 거북이걸음으로 일렬종대를 이뤘습니다.


   혈연血緣, 핏줄로 이어진 가족家族은 가장 원초적 관계입니다. 요즈음 그 가족에서도 가장 끈끈한 유대紐帶는 누구와일까, 하는 생각에 자주 잠깁니다. 얼핏, 부모와 자식 또는 남편과 아내인 듯싶으나, 자매간姉妹間의, 여자의 언니와 동생의 관계라고 나름대로 굳힙니다. 오남이녀의 남자 막내이고, 바로 위의 손위와 나이 차이가 많은 꼬맹이로 자라서, 여형제의 우애友愛는 알지 못합니다.

   지니고 있는 ‘동아 새국어대사전’은 ‘자매’의 뜻풀이로 “①여자끼리의 동기. 손위 누이와 손아래 누이. 여형제 ②같은 계통에 속하여 밀접한 관계에 있거나 서로 친선 관계에 있는 둘 또는 그 이상의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합어로 자매결연, 자매기관 등 10개를 표제어로 실어, ‘자매’ 단어에 ‘친밀과 유대’를 함께 지니고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5년 전 큰아이가 이식수술을 받았을 때, 작은 아이가 “나이 많은 엄마보다는 젊은 내가 보살피는 것이 낫다.”며, 1년 동안 휴직원을 냈습니다. 복직 후에도 주말에 공휴일이 이어진 휴일에, 그리고 주정부 예산 감축으로 수업일수가 줄어 늘어난 연휴에도 언니와 함께 지냈습니다. 또한 자신의 결혼식도 언니가 참석하도록 예식을 샌프란시스코에 올라가 치렀습니다.

   언제인가 아내에게 “큰애가 몹시 힘들어 할 때, 누구와 함께 있으면 제일 마음이 편해지는 듯싶으냐?”는 묻자, “제 동생이다.”고 한마디로 대답했습니다. 가슴 깊숙이 자리한 속마음을, 함께 지내며 보살펴주는 제 엄마가 아닌 동생에게 털어놓는다는 이야깁니다.

   작은 아이가 언니와 주말에도 함께 지내려고, 금년도 학기를 끝내으로 남편과 함께 직장을 사직하고, 샌프란시스코 근처의 Sequoia high school district에 취업신청서를 내어, 다행히 둘이 함께 새 일터를 얻었습니다. 흔쾌히 먼 곳으로 옮겨준 사위가 무척 고맙습니다.


   내려올 때는 여러 번 타보고 싶었던 기차여행기에, 망설이지 않고 태평양을 끼고 내려오는 노선을 택합니다. 처음 탄 장거리 기차에는 뜻밖에 노년의 부부들이 많이 앉아있습니다. 고개를 맞대어 소곤거리며 창밖의 풍광을 함께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새삼 혼자임을, 외톨이가 되었음을 확인합니다.

   오후 3시20분, 출발한 지 6시간 30분이 지나, 절반을 넘게 달려온 기차는 San Luis Obispo를 떠납니다. 지도상으로 머지않아 바다가 보일 듯싶어 전망차로 옮겨 앉습니다.

   가장 기대가 컸던 전망차는 넓은 창으로 이어진 의자와 탁자가 양옆으로 일렬로 놓여있습니다. 의자는 1인용과 2인용 모두 좌우로 90도까지 돌아가, 앉은 채 편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푸른 하늘이 천장에 달린 창으로 굽어보고,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등의 배터리 충전 소켓도 보입니다. 아래층에는 샌드위치, 스낵, 음료 등을 파는 카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늦은 오후부터 햇살이 빗겨서 내립니다. 기차가 달리는 방향 왼쪽으로 들어와 오른쪽 창에 투영投映된 상을 꽂혀줍니다. 빛이 2개의 창을 지나며 ‘빛으로 그린’ 예술입니다.

   3시54분에는 같은 노선의 상행선을 역이 아닌 기찻길에서 마주쳐 옆을 맞대고 갈라서서 내달립니다. 맞대고 반대 방향으로 떨어져나가는 속도는 실제보다 몇 갑절로 빨라, 전율戰慄마저 느끼게 합니다. 여태껏 느림의 느낌을 순식간에 바꾸어 놓습니다. 

   이는 늘그막에 접어들면, 한해가 지닌 시공時空이 해마다 짧아지고 줄어들어 “세월은 화살처럼 사라진다.”를 어쩔 수 없이 수긍케 함과 같습니다.

   4시38분, 드디어 넓은 창 너머로 멀리 하늘과 맞닿은 푸르름이 얼핏 모습을 내보이고 곧이어 기다리던 바닷가에 닿습니다. 기차는 활시위인양 굽어진 만을 따라 대양大洋, 태평양 품안으로 들어섭니다. 흰 포말泡沫이 우렁찬 함성으로 달려와 맞이해 줍니다.

   하늘과 땅이 열린 이후 한순간도 끊이지 않은, 태곳적부터 이어온 억겁億劫의 윤회輪廻이기에 바닷가의 산화散華에는 생명의 원천源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철교를 건너 해안으로 바짝 가까이 다가서자, 산산이 부서짐은 발끝을 거쳐 머릿속까지 적십니다. 이는 뇌리腦裏 한 켜에 자리해, 바다를 찾을 때마다 떠오르는 가형家兄의 시구詩句를 되뇌게 하고, 어느덧 5주기週忌를 맞게 됨도 깨우쳐 줍니다.


이윽고 어둠과 밝음 다시 섞일 때

솟구쳐 나래쪽 아플 때까지

못 잡은 밝음을 水直으로 뚫어가며

빛 끊어 겹겹이 감으면서

고개 들어 두 눈에 지는 해 삼킨다.


   Oxnard를 지나자 기차는 해안을 벗어나고, 안내방송이 예정보다 10분 일찍 도착한다고 알립니다. 모두 박수치며 환호합니다. Metro Link 플랫폼으로 옮겨 앉아 후끈거리는 사막더위를 맞습니다. 저녁 9시30분에 떠나, 우거寓居가 자리한 Upland에 10시 30분 도착, 열흘 동안의 여정을 끝냅니다. (2013/07/08)


夕 陽 (6) / 投 影

               ―――― Cost Starlight Line 기차 窓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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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 : 늘 지니던 카메라를 깜박 잊고 올라가, 이 대신 잇몸, Cell phone으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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