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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본 향연 (Whitney 에서): 20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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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terLee
댓글 0건 조회 511회 작성일 13-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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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본 향연 (Whitney 에서)

 

High Sierra 6박7일 80여 마일

마지막 밤은 위트니 정상이다  

꼭지마다 매달린 서녘 노을

가슴에 기대고 

롱파인 들판에 길게 느러진

위트니 그림자는 잠을 청한다

차디찬 바람  빰을 내리치며

온 몸을 저미는데

대륙 정상을 알리는

꼬마 성조기 파르르 떨며 나를 반긴다.

 

끼니마저 빼앗긴 체

돌 무덤을 어슬렁 거린다

별들에게 물어 보리

왜 지금 여기에 있는지

이곳이 삶에 모퉁인지 고향인지를  

찬 바람 여전이  모질게 흔들어도  

별님이 나타나기를

달님이 미소짓기만 기다린다

돌이 잡고 있는 침낭속 

하찮은 기억이 나를 먹먹이고

짐을 벗은  것들아늘거린다

 

 

칠흑 같은 밤

살얼음 침랑덮개 버적이니

밤이 깊었나 보다

바람이 연주하는 가락에 맞춰

초롱한  달이 벌린 현란한 향연

침랑지퍼를 살짝 여니

달님 손짓에

별들의 요란한 박수소리에 

추위는 물러 가고

가슴 문이 활짝 열린다

 

“별들아 나는 너를

 샛별 화성 목성 금성 북두칠성

 은하수 갤럭시" 라고 부르는데

 

" 별들아 너도 우리를

  철수 사람 나무 돌  롱파인

  깰리포니아 미국" 이라 부르느냐

 

햇님이 다가 오는 소리

바람도 추위도

별들도 서서히 물러난다

부시시 일으킨 몸 

절룩이며   뒤뚱이는 세상으로  나선다

범벅인  향연을 찾아서

 삶의 부딪침이

욕망의 좌절인지 초월인지

가늠없는 울림이 귀전에 맴돈다

포근함을 빼앗긴 그 소리가.

 

 

시작노트  : 6박 7일 여정으로  하이씨에라  80마일을  걸었습니다. 마지막 밤을 위트니 정상에서 맞이 합니다.  심술 굳은 찬 바람의 모진 질타에  끼니는 생각도 못하고   침랑속에 묻쳐 10시간 뜬 밤을 지냈습니다.  그래도 달 별들 바람이 어울리는 향연, 나를 잃고 자연의 일부로 그들과  함께한 밤, 참으로 평화로웠습니다.   ( 08/17/2013  이 만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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