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 설경雪景: 2013-02-10 > 문예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문예 게시판

꿈속 설경雪景: 2013-02-10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462회 작성일 13-02-10 00:00

본문


꿈속 설경雪景


   짙디짙은 군청群靑 하늘빛이 백설白雪에 적요寂寥를 안깁니다. 산자락과 골짜기를 휘돌아온 삭풍朔風이 암장岩獎 더께를 씻겨내 본디 붉은색으로 돌려줍니다.

   간밤의 서리가 나목裸木 가지에 꽃피운 상고대, 그 의연毅然함에 발걸음이 붙잡힙니다. 설산雪山의 진수眞髓입니다.


   순백의 처녀림處女林, 감히 발 내딛지 못하고 길섶에서 우두커니 서서 설국雪國 빠져듭니다. 빗방울은 내려오다가 찬바람을 맞아 눈이 되어 내리지만, 햇살이 내려와 바람을 몰아내면 눈은 순순히 물로 되돌아갑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아름다운 삶上善은 물처럼 사는 것若水이라 합니다. 겨울 철 산 오름에 교만驕慢과 허욕虛慾이 자리할 틈새는 전혀 없습니다.


   새벽녘, Union역으로 떠나는 Metro Link 첫차의 기적汽笛소리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저 너머에는 초록색 Ski-Hut이 날 기다리고 있지……’ 중얼거리는 단꿈을 한순간에 삼켜버립니다.

   산 오르고 싶은 갈망渴望이 눈 덮인 MT. Baldy를 두 발로 내딛지 못하고 머리로만 올랐기에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스러집니다. 사진파일에서 5년 전에 담은 졸작을 찾아 ‘꿈속 설경’으로 제목을 달았습니다. (2013/02/09)



IMG_2108-N-re810.jp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Copyright © 한미 산악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