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과수원 2: 202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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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과수원 2
내일이 추석 명절, Covid-Pandemic에 휩싸여 시간이 정체停滯듯 싶었던 2년여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꿈에 본 내 고향이 차마 못 잊어……’로 시작되는〈꿈에 본 내 고향〉가사歌詞 응얼거림으로 갈음했습니다.
● 새빨간 대추
Lucerne Valley, C.A. Sep./17/2021 12:24 PM (#7162-T)
새빨갛고 통통하게 여물은 대추는 하늬바람이 불어오자 바람결 따라 넘실넘실 군무群舞를 춥니다. 대추는 먼저 따사로운 햇살 내려 광합성光合成으로 살찌워 준 해님께 큰절을 올립니다. 그리고 뿌리가 땅의 정령精靈을 길어 올리도록 허락한 지신地神께도 경배敬拜합니다.
때맞춰 희디흰 뭉게구름이 파란 하늘에 가득 펼쳐집니다. 일렁이는 파도가 몰려와 하얀 포말泡沫로 부서지는 듯싶은, 바닷가 남색 하늘을 연상聯想시킵니다. 하늘 아래 가장 존귀함을 돋보입니다. 뭉게구름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시구詩句 한 구절을 떠올립니다.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아마도,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길목도 이와 같으리라는 생각이 새빻게 영근 대추를 바라보는 내내 맴돌았습니다.
소소한 이야기 : 2018년과 2019년에 찾아갔던 Lucerne Valley 소재 대추 농장, 작년은 COVED-19 여파 餘派에 발이 묶였습니다. 올해는 지난 금요일(17일)에 ‘삶의 속절 없음〔人生無常〕’에 잠기게 했습니다. 40여 acre의 넓은 농장을 젊은이 못지않게 일궈온 손 사장은 향년享年 80세로 유명幽明을 달리하셨다고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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