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T 00: 20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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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에 JMT 를 다녀 왔습니다. 벌써 다녀온지 둬 달이 가까와 졌습니다.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기에 더 잊기 전에 몇 자 적습니다.
이번 백패킹에서는 초행인 비키씨가 가장 힘들게 다녀 온듯 합니다. 김선배께서는 이미 작년에 위트니를 포함하여 제 1차 구간을 가뿐히 다녀 오셨기에 이번에도 예상대로 다녀 오셨습니다. 우리 부부는, 글쎄요 JMT 체질인지 이번에도 그냥 덤덤히 다녀 왔습니다.
날자 별로 일어났던 일들을 나열 했습니다. 추려 보니 비키씨가 많은 고생을 해서 그런지 비키씨 얘기가 가장 많습니다. 본인이나 등장인물에 표현이 조금 다르더라도 너그럽게 이해 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글은 편하게 반말톤으로 썼습니다.
퍼밋
JMT. 여러 수식어가 따라 붙고, 미국에서 아니 한국에서도 이젠 산에 좀 다닌다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있고, 그 중 많이들 가 봤고, 또 가고 싶어 하는 곳이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것 같다.
2011년 처음 구간별 45 마일 가는것을 시작으로 해서, 대 여섯번 구간별 다녀왔고, 2018년에는 운이 좋아 위트니(Whitney Portal) 에서 요세미티(Yosemite)까지 퍼밋을 받아 한번에 완주도 해보았다. 2020년에도 위트니에서 어니언벨리(Onion Valley)까지 50마일 퍼밋이 당첨되어 다시 다녀오는 운을 누렸다.
높은 패스를 오를때면, 이제 다신 올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언제나 들었다. 그만큼 힘들었고, 또 몇번씩 갔다 왔으니, 이 고생을 하고 여길 다신 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안 가본 다른 산으로 가야지.’
하지만 해가 바뀌고 봄이 오면 또 퍼밋을 신청하게 된다. 신청할 때는, 다른 사람에게 줘야지 하는 생각도 있고, 설마 당첨이 되려나 하는 의구심에 신청을 하게 되었다가, 당첨이 되면, 내가 가는일을 매년 되풀이 해왔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번에도 여러곳 신청했지만 모두 다 떨어져 JMT 는 못 가게 되었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오니, 몸이 근질 근질하여 어디라도 가야 할텐데, 코비드 시국이라 갈만한 곳도 마땅히 없고 해서, 위트니나 요세미티가 아닌 다른 구간으로 통하는 JMT 퍼밋을 찾아 보았다.
'아니 이게 웬일인가'
다른 구간에서 들어가는 퍼밋은 몇장씩 남아 있었다. 와이프에게 같이 가자고 하고는, 바로 김선배, 그리고 비키씨에게 전화 했다.
“190 마일에, 약 14일 예상합니다. 가실래요?”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답은 단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나왔다.
“갑시다. 언제죠?”
'언제 가냐고 묻고, 그후에 스케줄 보고 대답하는게 정상이 아닌가? '
두 사람은 언제냐고 묻지도 않고 간다고 했다.
“네, 8월 24일, 4장의 퍼밋이 있습니다. 그때 가면 모기도 없고 날씨도 좋습니다.”
바로 4장의 퍼밋을 구매하였다. 크레딧 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오더 버튼을 누르고 났더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아니, 한두번 간 것도 아닌데, 왜?’.
머리에선 복잡한 거리 계산, 캠핑장소, 음식 보급 등등. 내 머리와 가슴은 이미 그곳에 가 있었다.
여기서 잠시 다 아는 부연 설명을 하자면: 미국내 백패킹은 모든 짐을 내가 지고가야 하고, 14일간의 장기 백패킹을 하자면, 14일치 음식을 들고 가야 하는데, 그 정도의 짐을 들 수 없기 떄문에 7일치를 들고 가고, 나머지 7일치를 중간에 있는 “보급소”라고 부르는 곳에 미리 보내서 7일차 가는길에 찾아 내 식량을 보급하는걸 말한다. 또 캠핑 장소도, 지정된 캠핑장도 더러 있지만, 물가에서 100피트 떨어진곳에서 아무데서 텐트를 치고 자도 되기 때문에 힘들면 자고 가도 되는 유연성이 있다.
그리곤 우린 몇번의 만남을 가졌다. 모든 장비 준비, 식량 준비. 1달 전에 미리 보급소에 7일치 식량을 보내는 준비. 등등.
다들 분주해 졌다. 새로운 텐트를 구입하기도 하고, 새로운 슬리핑백을 구입도 했다. 초경량 텐트나 슬리핑백은 가격이 거의 천여불에 가까운 고가의 물건으로 파는곳도 많지 않아 구매 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번 식량은 좀 창의적 발상을 해보기로 했다. 매번, 오트밀 이나 누룽지를 밥 대용으로 가지고 가는데. 인터넷에 보니 밥을 맛있게 짓자 마자 바로 건조기에 15시간 정도 건조 시키면 아주 가볍게 마른 밥이 된다고 하여, 비키씨가 담당해서 만들어 보았다. 그리곤 더 나아가 모든 한식 반찬을 말려 보았다. 밥 말린것이 돌 보다 더 단단하고, 물에 불려 먹는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누룽지보다는 낳다고 하여 들고 가기로 하였다.
식량은, 말린 밥과 반찬, 라면, 스낵. 간단하게 적었지만,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스낵을 7일치 꾸리려면 적지않은 양과 많은 준비를 해야했다.
2주 휴가를 내고, 그 안에 끝내려면 정확한 계획이 필요 했다. 이미 머리엔 다 들어있지만, 그것을 종이에 그리고 써 나가면서 새롭게 고치고 다듬어야 했다.
몇해전 부터 가뭄이 계속 된 터라 깨끗한 물 줄기 근처를 다시 찾아 보고, 잠 잘곳들을 체크하여 확인 해 두었다.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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