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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을 맞으며: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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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17회 작성일 21-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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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을 맞으며

     오는 12일은 설날 명절입니다. 하얀 쥐의 경자庚子년은 피안彼岸으로 넘겨지고, 흰 소의 신축辛丑년이 열립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회자膾炙되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는 푸념에 젖을 겨를도 없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유행병에 휩싸였습니다.

   지난해 봄부터 펴진 Corona virus는 여름-가을-겨울철에 이르기까지 창궐해 Covid-Pandemic Covid-Blue 등 신조어를 만들며, 지구촌을 공황恐慌에 빠트렸습니다.

     춘원 이광수(春園 李光洙 1892/3/4~1950/10/25)우덕송牛德頌은 오래전에 쓴 고어체 문장이나, 요즈음 세태에 남다른 감회를 줍니다. 임의로 몇 구절을 옮겨 적습니다.

 ………하물며 소는 짐승 중에 군자다. 그에게서 어찌해 배울 것이 없을까. 사람들아! 소 해의 첫날에 소의 덕을 생각하여, 금년 삼백육십오 일은 소의 덕을 배우기에 힘써 볼까나.

………그는 말의 못 믿음성도 없고, 여우의 간교함, 사자의 교만함, 호랑이의 엉큼스럼, 곰이 우직하기는 하지마는 무지한 것, 코끼리의 추하고 능글능글함, 기린의 외입쟁이 같음, 하마의 못 생기고 제 몸 잘 못 거둠, 이런 것이 다 없고, 어디로 보더라도 덕성스럽고 복성스럽다. '음매'하고 송아지를 부르는 모양도 좋고, 우두커니 서서 시름없이 꼬리를 휘휘 둘러, "파리야, 달아나거라, 내 꼬리에 맞아 죽지는 말아라." 하는 모양도 인자하고, 외양간에 홀로 누워서 밤새도록 슬근슬근 새김질을 하는 야은 성인이 천하사(天下事)를 근심하는 듯하여 좋고.

………풀판에 나무 그늘에 등을 꾸부리고 누워서 한가히 낮잠을 자는 양은 천하를 다스리기에 피곤한 대인(大人)이 쉬는 것 같아서 좋고, 그가 사람을 위하여 무거운 멍에를 메고 밭을 갈아 넘기는 것이나 짐을 지고 가는 양이 거룩한 애국자나 종교가가 창생(蒼生)을 위하여 자기의 몸을 바치는 것과 같아서 눈물이 나도록 고마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세상을 위하여 일하기에 등이 벗어지고 기운이 지칠 때에, 마침내 푸줏간으로 끌려 들어가 피를 쏟고 목숨을 버려 내가 사랑하던 자에게 내 살과 피를 먹이는 것은 더욱 성인(聖人)의 극치인 듯하여 기쁘다. 그의 머리에 쇠메가 떨어질 때, 또 그의 목에 백정의 마지막 칼이 푹 들어갈 때, 그가 '으앙'하고 큰 소리를 지르거니와, 사람들아! 이것이 무슨 뜻인 줄을 아는가, "아아! 다 이루었다." 하는 것이다.

………소는 인욕(忍辱)의 아름다움을 안다. '일곱 번씩 일흔 번 용서'하기와, '원수를 사랑하며, 나를 미워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 할 줄을 안다. ! 소는 동물 중에 인도주의자(人道主義者). 동물 중에 부처요, 성자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마따나 만물이 점점 고등하게 진화되어 가다가 소가 된 것이니, 소위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거니와, 아마 소는 사람이 동물성을 잃어버리는 신성(神性)에 달하기 위하여 가장 본받을 선생이다.

: “………표시는 앞의 문장을 생략했음을 표시합니다.

소소한 이야기 : 소는 우직하고 정직, 그리고 근면, 성실의 대명사로 일컬어 왔습니다. 소처럼 묵묵히 느리지만 뚜벅뚜벅내딛는 발걸음[牛步千里]으로, 온천지가 한 점 더러움이 없이 깨끗[純潔無垢]한 백설에 휘감긴 산숲의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캘리포니아 일대를 휩쓴 산불로 대부분의 등산로가 닫혔고, ‘Stay at Home’ 행정명령도 발걸음을 묶습니다.

     지구촌 70여 나라의 1365만여 명을 감염시켜, 224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Covid-Pandemic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듯싶습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곧 있을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3차 확산을 경고합니다. 급히 만든 백신은 부족한  공급양과부작용도 지니고 있습니다. 치료 약도 개발되지 않았기에, 누구든 집 밖에서는 마스크를 이중二重으로 겹쳐 씀, 지금으로서는 보통 사람이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설날 아침에 까치가 댁내에 한 아름 복을 전해 드리라고 믿습니다.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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