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3: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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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3
세밑의 바닷가는 잿빛 하늘, 포효하며 부서지는 파도, 어둠을 머금고 한적해진 모래톱……등 적막감寂寞感에 감싸여있습니다. 겨울 바다임을 여실히 일깨웁니다.
바람이 쌓은 모래무지 파인 곳에 썰물이 들어가 거울mirror로 남겨지고, 강태공이 보이지 않는 낚싯대가 홀로 세월을 낚고 있습니다.
● 수채화
Ocean Beach, S.F. Dec./20/2019 10:59 AM
파도가 무섭게 달려와[怒濤] 부서집니다. 서서히 물러나며 짙은 그늘[陰影]을, 그리고 스러지기 전 찰나에 머문 영역領域을 물거품으로 남깁니다. 오로지 바다가 빚은 맑디맑은 거울, 물거울[水鏡]은 수채화로 자리매김합니다.
● 추상화
Baker Beach, S.F. Dec./21/2019 03:35 PM
한순간, 홀연히 회돌이 바람이 휘젓습니다. 해님이 적막감에 휩싸인 바닷가가 안쓰러워 돌풍을 보냅니다. 썰물이 나가며 빚은 맑은 거울, 물거울은 소용돌이에 휩싸여 갈라집니다. 해님과 바람, 자연이 빚은 추상화입니다.
● 세월 낚기 2
Baker Beach, S.F. Dec./21/2019 03:29 PM
Baker Beach, S.F. Dec./21/2019 03:31 PM
새털구름 가득한 하늘과 잔잔한 바다는 더 할 수 없이 해맑습니다. 모래톱은 어지러이 헤쳐 놓은 발자국뿐 강태공은 보이지 않습니다. 엇비스듬히 세워놓은 한 쌍의 낚싯대는 슬며시 찾아와서 화살처럼 사라지는 세월을 낚고 있습니다. (Baker Beach, S.F. Jun./24/2018 10:21 AM)
위는 졸문〈바닷가 소묘 10‘세월 낚기’〉의 본문입니다. 같은 Baker Beach의 모래톱, 강태공이 보이지 않는 낚싯대만의 정경情景은 같습니다. 해맑은 하늘에 잔잔한 바다와 잿빛 하늘 아래 울부짖는 바다는 완전히 다름[正反]입니다. 거친 파도가 달려와 굉음을 토해내며 부서지는, 높이 솟아올라 순백의 물보라를 뿜는‘찰나’를 사진에 담고 싶었습니다.
온통 까만색의 강아지가 여인에 이끌려 뒤에 처져 걷습니다. 조그마한 몸집으로 주인에 순종하느라 힘겨워하는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이 장면scene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집게손가락의‘조건반사’로 담겼습니다. 함께 올립니다.
소소한 이야기 : 며칠 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고, 오는 20일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을 맞습니다. 뒤늦게 더구나 봄이 오는 길목에서, 적막감을 적은 글은 스스로 생각해도 생뚱맞습니다. 이를 뭉그러뜨려, 이제껏 미뤄옴은 졸자의 게으름 탓임을 밝힙니다.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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