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길: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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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길 이만우 3/14/2020
이젠 혼자입니다
둥지에서 밀려나와 도망가듯 달렸습니다
애비로서 지아비 이기에 두서 없이
헛 날개 짓을 수 천번 수 만번
지친 날개는 힘이 없어
철썩 주저 앉은 이 자리에는
허공을 나르다
날개 짓에 상처 받고 상처 준 사연
가슴에 포개진 젖은 응어리 떨어내고 싶었습니다
눈물을 펑펑 쏫으며 울고 싶은
그냥 툭 건드리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은
무거운 걸음 걸음에도
역시 혼자였습니다
참으로 짧은 시간에
수 많은 인연으로 이곳까지 왔습니다
느린 대답에 귀를 외면 한체, 이젠
인연들을 하나 하나 끊어가는 아쉬움에
눈가에 서성이는 안개속에서
엇 갈린 길에 훨훨 털며 손을 흔드는
그런 혼자입니다
이 가을이 지나면 다시 겨울
다시 봄이 찾아오면 싹을 틔울 수 있을까
어디로 어디에 가야하는지
별을 세는 마음은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마음은
누군가를 힘껏 안아보고 픈 마음은
아직도 혼자입니다.
* 우산을 바쳐들고 비내리는 새벽녘 스위처 계곡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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