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窓 너머 11: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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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너머 11
2019년이 저물가는 세밑에 나그네는 ‘겨울 바다’가 그리워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가 두 주일 지냈습니다. Ontario Peak의 눈 덮인 산자락이 ‘올라와 내 품에 안기라’는 부름을 외면하고서.
● 雲海, 해넘이
Ontario―S.F. Flight route, Dec/18/2019 04:58 PM
Ontario―S.F. Flight route, Dec/18/2019 05:06 PM
구름바다[雲海]가 아득하게 멀고 넓게 펼쳐져, 끝이 없습니다. 일망무애一望無涯, 이를 하늘에 펼쳐진 조감도鳥瞰圖는 산마루에서 올려보거나 수평으로 바라봄보다 훨씬 경이롭습니다. 때마침 해님이 구름바다로 내려옵니다.
황홀경을 빚습니다. 속세가 아닌듯싶습니다.
● 夕陽, 바다
S.F. Airport, Dec/18/2019 05:11 PM
샌프란시스코 공항 활주로는 S.F.만灣에 인접해있습니다. 여객기가 착륙하려 고도를 낮추자, 석양의 해님도 내려오며 길게 늘어선 구름에 붉음의 광채를 얹혀 내립니다. 구름은 해님의 은총에 바다에 그림자로써 보답합니다.
명멸하는 유도로의 불빛과 구름 그림자가 아우러져 시선을 가로챕니다.
● 雪山, 위용
Oakland―Ontario Flight route, Jan/02/2020 03:19 PM
Oakland―Ontario Flight route, Jan/02/2020 03:21 PM
겨울 산행의 으뜸은 눈 덮인 산마루에 온몸을 내맡기는 기쁨입니다. 여객기는 창窓 너머로, 근 3년 여년 겨울 산에 오르지 못한 나그네에게, 예전의 희디흰[皚皚] 백설의 향연饗宴을 일깨워줍니다.
눈 덮인 고산준령의 위용威容은 바라봄만으로써 옷깃을 여미게 하여, 시조 태산가泰山歌가 첫 구절을 되뇌게 합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楊士彦, 1517-1584, 문인―서예가)의 시조 전문을 찾아 적습니다. 그리고는 오는 여름에는 ‘산숲에 오르겠다.’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소소한 이야기 :
여태껏 이용해왔던 SF―LA 버스의 노선과 시간이 변경되어 항공편을 택했습니다. 여객기는 SF로 올라갈 때와 돌아올 때 모두 20 여분 늦게 출발했습니다.
이 늦어진 출발이, 구름바다와 눈 덮인 산마루에 붉게 물드는 낙조落照 모두를 숨죽이며 영접할 수 있는 때맞춤timing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도 담을 수 있었습니다. South West Airline에 고마운 마음을 졸문에 남깁니다.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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