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S.F.) 8: 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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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 Peaks(S.F.) 8
다섯 달 만에 다시 찾은 두 봉우리는, 바다 안개와 먹구름에 휩싸여 우중충한 하늘로 나그네를 맞습니다. 두 주일 머무는 동안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을 거느린 해님을 두 번 맞이했습니다.
● 틈새, 스러짐
Christmas Three Point Rd, Twin Peak, S.F. Dec./19/2019 04:30 PM
도착 이튿날은 새벽부터 점령한 바다 안개가 오전 내내, 그리고 오후부터는 먹구름마저 몰려듭니다. 해님이 수평선 너머 피안彼岸으로 스러지기가 끝내 아쉬워, 한줄기 붉음을 틈새로 내보입니다.
● 가문비나무 숲
La Avanzada St, S.F. Dec./23/2019 04:48 PM
Sutro Tower로 오르는 길목, 널찍이 펼쳐진 숲에 울울창창한 가문비나무가 하늘 높이 솟구쳐 오릅니다. 가문비나무는 종잇장처럼 얇디얇은 하얀 껍질[樹皮]을 돌돌 말아 내며 몸통을 드러냅니다.
벌거벗은 알몸의 몸통에 내려오던 석양의 햇살이 잠시 멈춰 서서 해말간 햇살을 내립니다. 따사로움이 숲에 가득 펴집니다.
註 : 숲의 나무를‘가문비나무’로 표기는, 확실하지 않음을 덧붙입니다.
● 세밑 해돋이
Christmas Three Point Rd, Twin Peak, S.F. Dec./31/2019 07:35 AM
지난해 마지막 날, 해님이 솟아 12월 31일을 엽니다. 새벽녘의 차가운 푸른 빛에 동트는 따듯한 불그스레한 빛이 어우러집니다. 하늘에 영롱한 수繡를 펼칩니다.
하늘로 솟는 구름, 구름 결 하나하나에, 새해맞이 염원이 담겼습니다. 웅장함이 뿌듯함을 안깁니다.
● 새해 아침에
Christmas Three Point Rd, Twin Peak, S.F. Jan./01/2020 09:30 AM
2020년 첫날 아침, 해님은 짙디짙은 먹구름에 둘러싸여 희끄무레하게 뿌옇고, 먹구름은 온 누리를 짓누릅니다. 홀연히,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와, 뿌연 해님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극히 짧은 순간[一刹那], 짓누름이 엷어지나 곧바로 두터워집니다.
한 줄기 바람이 광풍으로 바뀌어 먹구름을 말끔히 쫓아내길 기다립니다. 해님의 휘황찬란한 햇살이 온 누리에, 고국 하늘에도 활짝 퍼져 새 지평地平을 열어주길 애타게 기다립니다. 서너 시간을 더 버텼으나, 위 사진을 얻음에 그쳤습니다.
소소한 이야기 :
나그네는 휴전선 이북 개성開城서 태어난 해방둥이, 1-4 후퇴 때 피난 내려온 실향민失鄕民입니다. 역마살驛馬煞이 끼어 스스로 택한 타향살이, 태평양을 건너와 43여 년째를 보내고 있습니다.
엊그제가 경자년庚子年 설날, 나이 듦에 늘어나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이 불러온, 어쭙잖은 소회所懷를 졸문에 덧붙입니다. (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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