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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傳令 5: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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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37회 작성일 20-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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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전령傳令 5

     요즈음 세태世態를 일컫는데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春來不似春]가 더할 나위 없이 꼭 맞습니다. 불청객 Corona Virus 19가 지구촌 곳곳마다 CVID-19 Pandemic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한겨울 몰아치는 삭풍朔風보다 몸과 마음을 더 움츠러들게 합니다.

  가능한 한 밖으로 나가지 말고 집에 머물라[Shelter-in-Place]는 방역 당국의 명령은, 산숲과 들녘에서 영접하는 봄의 싱그러움을 원천源泉으로 가로막습니다.

  벚꽃, 걸음마

 IMG_0377-T-re1200.jpgRed Hill Park, Rancho Cucamonga CA. Mar./14/2007 10:36 AM (#0377)

     벚꽃이 꽃망울을 활짝 열었습니다. 휘엉청 늘어진 가지에 알알이 터트린 분홍색 꽃잎이 잔잔한 호수를 휘감아 안습니다. 봄기운이 가득 찹니다.

  엊그제 첫 돌을 지낸듯 싶은 꼬맹이가 뒤뚱뒤뚱 걸음마를 내딛습니다. 벚꽃 나무가 바람을 불러와 가지로 춤추며 꼬맹이를 격려합니다. 자연이 그린 수채화입니다.

  벚꽃, 가슴에 담다

 IMG_0408-1200.jpgRed Hill Park, Rancho Cucamonga CA. Mar./14/2007 11:54 AM (#0408)

    사진가 한 분이 넋 놓고 오로지 만개한 연분홍 꽃잎에 빠져[무아경無我境]있습니다. 사진기를 들어 올리기에 앞서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겨낸 꽃망울, 이 감동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진은사진가의 가슴으로부터 담긴다.’를 여인이 경건한 모습으로 보여줍니다.

  들풀 한 송이

IMG_2617-re1200.jpg

 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Mar./06/2008 09:40 AM (#2617)

   들풀 한 송이가 노오란 꽃잎을 수줍게 내밉니다. 작은 꽃송이는 화려하지도 않으나 우뚝 솟아, 홀로 하늘을 우러러봅니다.

 아침 녘 산은 고요 속에 밤 내내 가득했던 숲의 향기를 내뿜습니다. 산등성이를 걷는 아침 산책객에 이제 완연한 봄철이 왔음을 알립니다.

  단 이슬甘露

 _MG_4097-re1200.jpg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May/12/2009 08:21 AM (#4097)

    밤이슬과 새벽이슬이 합쳐 감로甘露 되어, 마디마디와 봉우리에 영롱을 뿜습니다. 얼핏 보이지 않는 거미줄에 총총히 의존했기에 신비롭습니다. 이 영롱의 신비는 구름에 싸여있던 해님이 본래의 햇살을 내리면 곧바로 스러집니다.

  지금의 이 순간이 더욱더 값지고, 가식 없는 순수純粹사진도 아름답습니다.

 소소한 이야기 :

  춘삼월春三月은 작고 가냘픈 풀잎이 맨땅을 헤집고 올라와 잎새를 피우는 절기입니다. 이 생명의 경외敬畏를 산숲과 들녘에서 맞이하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오늘부터 아흐레를 넘기면 20203월은 과거로 사라집니다. 10여 년의 옛 사진 파일(2007/2008/2009)을 들추어, 컴퓨터 앞에 앉아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傳令]’을 엮습니다.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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