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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숲 37, 초여름 2: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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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50회 작성일 19-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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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초여름 2

 

     초여름 산숲. Claremont Hills Wilderness 공원은 1년 넘게 발길을 끊은 게으름을 꾸짖지 아니하고, 푸르름으로 나그네를 맞아줍니다.

     남빛 물감이 오월의 맑은 하늘에 풀어져, 구름을 춤추게 합니다. 남빛 갑사 치마폭으로 하늘을 수놓은 하이얀 새털구름의 율동미律動美는 아름답습니다.

 

꽃망울?


156c9a6537fa6a87fb1b3fcd6fa1ff17.jpg 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May/30/2019 10:02 AM

 

     산기슭에 내린 햇살이 꽃망울에 꽂힙니다. 주렁주렁 달린 빠알간 꽃망울에 보송보송 솜털이 솟습니다. 꽃망울에 솜털? -열매인듯싶기도, 하지만 5월 말에 열매 맺는 나무는? 혼란스럽습니다.

     꽃망울이든 산-열매이든, 생명의 경외감은 놀라움을 부르고, 환희歡喜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 ‘-열매산과 들에 절로 자라는 나무에 열리는 열매라고, 민중 국어사전은 뜻풀이합니다.

 

들녘 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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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May/30/2019 10:47 AM

 

     산들바람이 꽃을 춤추게 합니다. 진초록 들녘의 풋풋함에 노오란 꽃향기가 어우러져 환상곡을 연주합니다. 여태껏 남아있는, 지난해 흔적을 지닌 등성이를 일깨웁니다.

     들녘 환상곡에 흠뻑 빠진 길목의 여인, 그녀의 활기찬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솟구쳐 꽃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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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emont Hills Wilderness Park, CA May/30/2019 11:21 AM

 

     가냘픈 줄기에 촘촘히 꽃망울을 한꺼번에 터트린 들꽃, 나래 쳐 힘차게 하늘로 솟구쳐 오릅니다. 웅비雄飛를 품습니다.

지난해 Santa Monica 해변 곳곳서, 무리 지어 꽃피운 극락새Bird-of-Paradise 꽃을 지금 초여름 들녘에서 만납니다.

 

소소한 이야기 :

df195c143a0104b703988963c231882a.jpgUpland city, CA May/22/2019 01:12 PM

 

     지난 522일 한낮, 파란 하늘에 난데없이 몰려온 먹구름이 뇌성과 번개를 불러옵니다. 속담 그대로마른하늘에 날벼락입니다. 이어 우박이 쏟아져 내립니다. 화단에 내린 우박은 녹아 눈이 되어, 장미꽃을 덮칩니다.

     관상용 화단의 장미는 꽃 피고 지기를 1년 내내 반복합니다. 활짝 핀 꽃이 흐트러지면, 정원수의 전기톱에 줄기째 가차 없이 잘려나갑니다. 오로지 사람들의 눈요깃감에 적합하도록, 변형된 유전자로 태어난 탓입니다.

     우박이 멎자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흐트러진 꽃송이가 찢깁니다. 애처롭습니다. 모든 목숨붙이는 자연의 품 안에서 자연스러운 삶이 으뜸임을 다시금 깨우칩니다. 30일 초여름 산숲에 푸근히 안겨, 받은 자연이 내려준 감흥感興이 더없이 고마웠습니다.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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