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三題: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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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三題
어제가 소서小暑, 바야흐로 한여름盛夏 무더위가 기승부립니다. 요즈음은 밤과 낮이 거의 비슷해 따사로운 햇살이 만물을 살찌웁니다. 산, 숲, 들녘은 물론 시가지의 나무도 왕성한 활력으로 푸르름을 내뿜습니다.
● 담쟁이
Upland city, CA. June/17/2019 05:54 PM
오래되어 칠한 페인트가 벗겨진 담벼락, 이곳에 삶의 터전을 일궈온 담쟁이는 지난해에 넝쿨이 벗겨졌습니다. 높은 건물을 마주 보고, 서쪽에 자리한 담벼락은 늦게 해님을 맞아, 다시금 새순을 뻗습니다. 넝쿨은 한땀 한땀 수繡 놓으며 오릅니다.
● 철조망 너머
Rancho Cucamonga city, CA. June/28/2019 11:55 AM
인간의 생활 오수汚水가 하수도 바닥에 섬찟한 형상으로 펼쳐져, 변별 없는 인간을 질책합니다. 이 열악한 환경서 꽃 피운 들풀이 기특합니다. 경외감에 옷깃을 여밉니다. 졸문〈자전거 길 5〉에서, 서술한 놀라움을 되새김질 합니다.
● 피마자(아주까리) 꽃
Rancho Cucamonga city, CA. June/28/2019 12:20 PM
피마자가 일찍 꽃을 피웁니다. 암수한몸에서 먼저 봉우리를 연 암꽃은 수줍어 빼꼼히 얼굴을 내밉니다. 윤기 반짝이는 햇 잎새는 나래 펼쳐 하늘로 솟구칩니다. 잎새 떨군 고목이 앙상한 팔을 흔들어‘튼실한 열매 맺으라.’ 격려합니다.
소소한 이야기 :
풋풋하고 싱그러운 넝쿨, 해님만 의존하는 들풀, 수꽃을 기다리는 피마자 암꽃… 이들은 하늬바람이 지휘하는 환상곡 연주서 한몫하기를 오매불망 그리워합니다.
나그네도 이들과 어우려져 한여름을 구가謳歌하고 싶습니다.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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