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S.F.) 7: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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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 Peaks(S.F.) 7
● 안개 숲
La Avanzada St. S.F. July/07/2019 06:46 AM
희뿌연 하늘을 뒤덮은 바다 안개가, 소설가 김승옥(金承鈺, 1941년 12월 23일 ~ )의 〈무진기행霧津紀行〉의 첫 구절이 재현再現된 듯싶습니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 단 이슬甘露
Twin Peaks Rd. S.F. July/07/2019 07:00 AM
첫 번째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길, 잎사귀 끝에 이슬을 머금은 야생화와 눈길이 마주칩니다. 단 이슬입니다. 꽃망울을 하늘 높이 뻗어 올린 야생화에게 단 이슬은 생명수입니다. 아침 햇살 아래서 오색영롱을 뿜는 황홀이 그립습니다.
● 인공人工의 빛
Twin Peaks Rd. S.F. July/07/2019 07:09 AM
별빛도 달님도 숨어든 희뿌연 어둠에 단 하나의 빛, 시가지市街地 지도를 비춰주는 조명만이 온누리를 밝힙니다. 천연의 빛이 아닌, 사람이 만든 빛이 화장실이‘지금 이곳에 있음’을 알립니다. 존재증명의 한순간입니다.
● 병술꽃
Palo Alto Ave. S.F. July/07/2019 07:49 AM
미명未明의 하늘에 새빨갛게 지핀 열정熱情이 파르르 흩뿌립니다. 병술꽃bottle brush이 꽃을 피웁니다. 5월부터 한여름 내내 꽃피워온 나무가 늦둥이로 꽃피웠기에, 아침 이슬이 꽃술 하나하나에 은구슬을 안깁니다. 찬란합니다.
● 구름 띠
Twin Peaks Rd. S.F. July/07/2019 06:40 PM
안개는 동트기 전에 하늘을 군림했다가 해님이 솟으면 으레 스러집니다. 이를 어긴 바다 안개雲海가 띠를 만들어 샌프란시스코 만灣을 뒤덮습니다. 뭍으로 밀려와 도심都心의 마천루를 삼킵니다. 굽어보는 나그네를 왜소矮小함에 빠트립니다.
● 삶, 충만充滿
Twin Peaks Rd. S.F. July/07/2019 06:51 PM
바닷바람이 세차게 붑니다. 길섶을 제외한 등성이가 온통 세차게 휘둘립니다. 누런 갈색의 억새가 출렁거립니다. 너른 바다도 춤춥니다. 억새는 온몸으로 춤추며 무엇을 추구하고 보람을 받는지? 아마도 삶의 충만감이리라!
● Sutro Tower
Twin Peaks Rd. S.F. July/07/2019 06:55 PM
해 질 녘, Sutro Tower가 샌프란시스코시의 상징물Landmark임을 돋보입니다. 바다 안개가 걷힌 푸른 하늘, 부서져 내리는 눈 부신 햇살, 만과 뭍의 온갖 티끌을 씻어낸 구름바다 띠가 눈부십니다. 신비롭고 놀라운 광경입니다.
● 낙 조落照
La Avanzada St. S.F. July/07/2019 07:47 PM
내려오는 길, 아침 녘에 바다 안개에 휩싸였던‘안개 숲’에 저무는 햇살이 빗겨 내립니다. 역광을 받은 나뭇잎은 나무의 수분과 양분의 통로인 잎맥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저무는 햇살이 山숲에 베푸는 은총입니다.
소소한 이야기 :
지난 7월 하순, 연일 화씨 100여 도를 넘는 무더위를 피해 근 1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 올라갔습니다. 안개와 먹구름이 이어진 날씨는 50~60도.
덥지 않은 여름 날씨가 나그네에게는 추운 겨울철로 바뀌어 성큼 다가왔습니다. 나이 들어 체력이 떨어진 탓입니다. 기껏 일주일 머물게 했습니다.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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