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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매실靑梅實, 2: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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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14회 작성일 19-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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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매실靑梅實, 2

 

     청매실의 풋풋한 싱그러움이, 한 달여 동안 괴롭히던 밤과 낮의 뒤바뀜Jet lag의 흐리멍덩을 씻어줍니다. 지난 511일 찾아간 Victorville 매실 농원은, 예전보다 더욱 튼실해진 매실나무, 키가 훌쩍 자란 뽕나무 등, 온통 푸르름의 숲으로 반겨줍니다.

     Rancho Cucamonga 지역서 흩뿌리던 부슬비는 Cajon Pass를 넘을 때 그치고, 농장에 들어서자 짙은 먹구름이 하늘을 온통 뒤덮습니다. 내내 이어진 회색빛의 하늘은, 고맙게도 떠나오기 직전에 잠깐 푸르름을 살짝 내보여줍니다.


수문장守門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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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ville CA, May/11/2019 11:46 AM

 

     고사목枯死木 밑동이 뽕나무 앞에 버티고 서 있습니다. 살아있을 때 겪어온, 온갖 벌레의 괴롭힘과 모진 풍상風霜을 감내해온 증거, 험상궂음으로.

     이제, 고사목 밑동은 촘촘한 뽕잎으로 휘청거리는 뽕나무와 그 뒤의 알알이 열매 맺은 매실나무 숲을 보호하는 수문장 몫을 맡습니다.

 

외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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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ville CA, May/11/2019 12:04 PM

 

     힘차게 뻗어 오른 가지에 우거진 잎사귀에 둘러싸여, 옹골차게 영그는 청매실 한 알이 소담스럽습니다. 다닥다닥 모여있던 어린 열매들은 혹독한 바람의 시련에 버티지 못해, 잔챙이로 낙오되어 떨궈져 나갔습니다.

     한순간 갑자기 바람이 일어, 먹구름을 쫓아내고 파란 하늘을 엽니다. 한 줄기 햇살이 외톨이의 튼실한 자리매김을 지금 여기에 있음으로 보여줍니다.

 

망중한忙中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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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ville CA, May/11/2019 12:11 PM

 

     탐스러운 매실을 따기에 여념이 없던 여인이 팔을 내리고, 튼실하게 살 오른 매실을 응시합니다. 먹구름을 헤치고 내려온 햇살이 펼친, 해맑음이 매실에 생기生氣를 띄워 주었음을 뒤늦게 깨달았기에, 새삼스레 자연의 섭리에 우러르며 감탄합니다.

     매실 품 안은 가지서 힘찬 기운이 솟음을 봅니다. 농원에 활발한 기운이 가득 찹니다.

 

오  디


1c789731310b16cf69a4e2d6ad253c07.jpg Victorville CA, May/11/2019 12:43 PM

 

     뽕나무의 열매, 오디가 가지 끝까지 주렁주렁 매달려 눈길을 끕니다. 잔뜩 흐린 구름에 주눅이 든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처음 보는 길게 늘어지고 엷은 색감色感의 페르시안 종 오디, 맛은 그런대로 달착지근하고 쌉싸래했습니다.

    불현듯 짙은 보라색에 세 개가 모여있는 고국의 오디가 그립습니다.

 

소소한 이야기 :

      2016년부터 열매(2016/05)와 꽃피움(2017/02)을 사진에 담아왔으나 이번 방문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강 수태-영미 내외분이 오랫동안 정성 들여 일궈온 농원을 올해 농사를 끝으로, 중국인에게 양도된다고 합니다.

     새롭게 발돋움하는 두 분께 격려 드리고, 찾을 때마다 따듯이 맞이해준 고마움 간직하겠습니다.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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