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素描, 11: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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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素描, 11
아침저녁으로 써늘해지고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이 지난주에 지났습니다. 덧없이 또 한해의 한여름을 보냈다는 자책감에 휩싸입니다. 7~8월 사진 파일을 뒤적이고, 발걸음을 태평양 해변으로 내딛어 Santa Monica 주변을 헤맵니다.
● 포 말泡沫
──-Santa Monica Pier, C.A. Aug./20/2018 12:44 PM
키다리 너울이 달려와 산산이 부셔집니다. “쏴아~와” 천둥소리 내지르며 모래톱에 입맞춤합니다. “쓰르~르” 동그랗게 감싸 안고 낮춤으로 되돌아나갑니다.
푸른 바다와 회색의 뭍은 지구별이 태어나서부터 하나였음을 보여줍니다.
● Edge Shot
──-Crissy Field East Beach, S.F. Aug./29/2018 02:18 PM
새파란 하늘과 바다 그리고 헝클어진 모래톱. 애티의 소녀들이 그들이 ‘거기 있었음’을 사진으로 담고, 만선滿船의 화물선이 소녀들 쪽으로 다가갑니다.
소녀와 화물선 틈새는 찰나에 스러지나, 소녀들의 생기발랄한 모습은 만선의 풍만감과 더불어 심상image으로 남습니다. Edge Shot은 상상想像으로 이끕니다.
● 두꺼비의 빛[蟾光]
──-Santa Monica Pier, C.A. Oct./18/2018 03:19 PM
해안서 바다로 뻗어나간 잔교pier 끝의 전망대에 서면, 바다 한가운데 두둥실 떠오른 듯싶습니다. 때마침 오후의 햇살이 전망대를 받히는 통나무에 빗겨 내립니다.
어둠 속에 빗겨 내린 한줄기 빛, 두꺼비의 빛이 시퍼런 바닷물을 초록 색깔로 바꿉니다. 그리고 통나무가 품안아 키우는 목숨들을 드러내줍니다.
● 눈부신 환희歡喜
──-Santa Monica Beach, C.A. Oct./18/2018 03:21 PM
오후의 햇살이 폭포 물줄기인양 망망대양에 쏟아져 내립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저 너머까지 온통 보석가루를 훌뿌립니다. 출렁이는 물결, 눈부신 환희를 안깁니다.
햇살이 부드러움으로, 온 누리 목숨에 따사한 햇볕을 내립니다.
● 비 둘 기
──-Santa Monica Pier, C.A. Oct./18/2018 03:34 PM
비둘기 눈빛이 애처롭습니다. 날지 못하고 난간과 바닥에 앉은 모습은, 배고픔에 지쳐 ‘먹이를 달라’는 처절한 표정입니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생태계서 갈매기에게 밀려난, 야성野性을 잃어 도태되어 가는 비둘기가 가엾습니다.
● 고목의 삶
──-Santa Monica Beach, C.A. Oct./18/2018 04:00 PM
반역광Rembrant Light을 위에서 받고 누워있는 고목의 모습이 장엄합니다. 갈갈이 주름지어진 몸통, 이 몸통이 꺾어지고 굽어진 채 뻗어 오르기 또한 몇 번인가 !
가뭄, 홍수, 태풍, 해일海溢 등을 온몸으로 극복해, 굽어진 허리 위로 하늘 높이 잎새를 나래 칩니다. 목숨을 다 하는 삶은 그대로 자연이기도 합니다.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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