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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과수원: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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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lbert
댓글 0건 조회 234회 작성일 18-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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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과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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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erne Valley, C.A. Nov./24/2018 12:24 PM


       오는 22일이 동지冬至날입니다. 긴 겨울잠에 드는 동물들과 무릇 모든 목숨붙이는 절로 움츠러드는 요즈음의 계절입니다. 지난 달 하순, Upland City 우거에서 동북쪽으로 70 여 mile 떨어진 Lucerne Valley에 자리한 대추농장에 다녀왔습니다.

       우연히 다녀온, 한 시간 남짓의 짧은 머묾은 진한 감동을 안겼습니다.


● 적막 그리고 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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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erne Valley, C.A. Nov./24/2018 12:20 PM


       광활한 평원의 한낮, 해님이 저녁녘처럼 대추나무를 키다리로 훌쩍 키워 뭍에 뉘입니다. 수북이 널브러진 낙엽더미와 늦둥이로 태어나 잔챙이로 떨어진 알갱이들이 정적靜寂을 부릅니다.

       꽃피워 열매 맺고 살찌워 한해의 삶을 마감한, 이제 겨울나기 위해 가지치기를 앞둔 대추나무 겨울 과수원은 적막과 황량에 휩싸입니다.


● 까 치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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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erne Valley, C.A. Nov./24/2018 12:28 PM


       빨갛게 영글은 대추 한 알, 굶주린 날짐승에게 적선 베풀려 홀로 앙상한 가지에 매달려있습니다. 도톰했던 몸통이 주름지고 훌쭉해졌어도 괘념치 않습니다.

       까치밥이 ‘여기 있음’을 알리려, 노오란 잎사귀도 바람결 따라 휘날립니다.


● 풍요 속 소외疏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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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erne Valley, C.A. Nov./24/2018 12:32 PM


       한해 결실의 마지막 단계 갈무리. 광합성光合成으로 살찌워 거둔 대추에 다시 내려쬐는 햇볕을 쬡니다. 양분만을 보존하려 수분을 빼앗습니다.

       쭈그러드는 아픔의 고통을 감내하는 알갱이의 비명이 푸른 하늘로 솟구치는 듯싶습니다. 풍요 속의 소외, 낯선 느낌이 앞섭니다.


● 지 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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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erne Valley, C.A. Nov./24/2018 12:34 PM


       누렁이 한 쌍이 짓지도 않고 낯선 나그네를 지긋이 바라봅니다. 40 여 acre의 드넓은 농장을 지키는 견공犬公들의 우두머리인 듯싶습니다.

       목줄이 채워지지 않아 움직임이 자유로운, 본래의 모습에서 의젓함과 늠름함이 배어나옵니다. 귀티와 위엄이 흐릅니다.


● 서른 성상星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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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erne Valley, C.A. Nov./24/2018 12:53 PM


       만 30 년 햇수로 31년 동안 한곳에서 농장을 일구어 온 손 찬균-은옥 내외분의 담담한 모습, 공경심이 셔터를 누르게 합니다.

      곧 여든을 앞둔 노령에, 잠시도 일손을 놓지 않는 노익장의 근면에 머리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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