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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왔다: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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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 만 우
댓글 0건 조회 241회 작성일 19-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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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왔다      이만우/ 산 고고니오 산행 중  12/23/2018

 

바다가 왔다

태평양에서 

대서양에서

인도양에서

국경을 밀쳐 내고  이념을 뛰어넘어 왔다

하늘이 궁금해 허공을 나르다

서로 손잡고

눈송이가 되여 산에 내려앉았다

너무 늦게 하얀 파도로

산 고고니오 산에도 찾아왔다

 

기다림에 지쳐 마른체로 누운 풀잎

마른 바람에 흔들리며 피다 만 꽃들

익지 않은 단풍을 떨어내며

달랑 몇 잎만 쥐고 추위에 떨고 있는 자작나무

한 방울 물을 찾아 이산저산 헤매는 사슴이 돌아 선

노래가 멈추어진 적막한  골짜기에

나무 사이를 오가며 부르는

애타는 노래에 귀를 내주며

묵묵히 앉아 있는 정상 바위에도

하얀 파도는 잔잔히 출렁인다

 

한 줌의 흙으로 빗은 조각배

매서운 바람의 질책을 받으며

하얀 바다를 거닌다

정상을 향해 두 팔로 힘껏 노를 젓는 뱃사공

넓은 가슴으로 반기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하얀 물결에

왜 이리 늦었느냐고 응석대는 뱃사공

적시우는 눈가는 아직도 메마르다

언젠가 이 작은 조각배

흙의 고향인 이곳에 영원히 머무르련다

하얀 파도여 종종 찾아와 다오

잊지말고 늦지도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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