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왔다: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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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왔다 이만우/ 산 고고니오 산행 중 12/23/2018
바다가 왔다
태평양에서
대서양에서
인도양에서
국경을 밀쳐 내고 이념을 뛰어넘어 왔다
하늘이 궁금해 허공을 나르다
서로 손잡고
눈송이가 되여 산에 내려앉았다
너무 늦게 하얀 파도로
산 고고니오 산에도 찾아왔다
기다림에 지쳐 마른체로 누운 풀잎
마른 바람에 흔들리며 피다 만 꽃들
익지 않은 단풍을 떨어내며
달랑 몇 잎만 쥐고 추위에 떨고 있는 자작나무
한 방울 물을 찾아 이산저산 헤매는 사슴이 돌아 선
노래가 멈추어진 적막한 골짜기에
나무 사이를 오가며 부르는
애타는 노래에 귀를 내주며
묵묵히 앉아 있는 정상 바위에도
하얀 파도는 잔잔히 출렁인다
한 줌의 흙으로 빗은 조각배
매서운 바람의 질책을 받으며
하얀 바다를 거닌다
정상을 향해 두 팔로 힘껏 노를 젓는 뱃사공
넓은 가슴으로 반기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하얀 물결에
왜 이리 늦었느냐고 응석대는 뱃사공
적시우는 눈가는 아직도 메마르다
언젠가 이 작은 조각배
흙의 고향인 이곳에 영원히 머무르련다
하얀 파도여 종종 찾아와 다오
잊지말고 늦지도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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